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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전문가도 짜증나는 전시는 '그만'…부산비엔날레 주목할 작품은

2018.09.10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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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케 나우만(Henrike Naumann) 작품.(부산비엔날레 제공)

작가 66명 참여…전시규모 줄이고 집중도 높여
짧은 준비기간으로 구작 위주 전시는 아쉬워

2018 부산비엔날레가 65일간의 일정으로 8일 개막했다. '비록 떨어져있어도'(Divided We Stand)를 주제로 34개국 66명(팀)의 작품 125점이 부산현대미술관과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설치됐다.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공개 공모를 통해 크리스티나 리쿠페로와 외르그 하이저를 전시감독으로 선정하고 전시 장소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겼다. 또 부산 원도심의 역사와 함께 해온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전시공간으로 들여왔다.


특히 비엔날레 하면 떠오르는 초대형 전시의 틀을 벗고 34개국 66명(팀)의 작품 125점을 선보이는 집약적인 전시를 선택했다.

외르그 하이저 전시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초대형 전시들은 이념적 타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오만했을지도 모른다. 양으로 승부하는, 전시 규모를 키워나가는 게 전 세계적으로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품들 중에 탁월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집약된 형태로의 전시로 전환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초대형 전시는) 관람객이 다 보기도 힘들 뿐더러 어떤 의도로 기획됐는지 알기 어렵고 살짝 맛만 보는 전시가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우리 같은 전문가들도 짜증나고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데올로기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 이데올리기 아래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2018부산비엔날레에 참석한 헨리케 나우만(오른쪽)과 큐레이터 외르그 하이저

독일 작가 헨리케 나우만(Henrike Naumann)은 1990년대 초반 베를린 장벽 붕괴와 통일 이후의 상황, 이와 함께 수반돼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에 대한 현상들을 이번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동독에 있는 마을에서 자란 작가는 통일 이후 동독 사람들이 서독 브랜드 가구들을 들여놓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동독 가구들을 버리는 것을 목격하고 전시장 안에 독일 가정에서 실제 사용하는 가구들을 배치해 실내 디자인이 어떻게 한 세대의 좌절된 욕구를 반영하는지 보여준다.

싱가포르 작가 밍 웡(Ming Wong)은 중국의 디아스포라, 중국 정부의 억압 등을 공상과학이라는 장르로 재해석한 '대나무 우주선에서 전하는 이야기들'을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 내 사무공간에서 선보인다.

앙골라 출신의 킬루안지 키아 헨다(Kiluanji Kia Henda)는 유럽의 고전 조각상들을 조악하게 따라 만든 미니어처들에 형형색색의 콘돔을 뒤집어 씌워 난민을 대하는 자기 모순적인 유럽의 모습을 비판한다.

싱가포르 작가 밍 웡 작품.(부산비엔날레 제공)

분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기발한 방식으로 표현한 국내 작가들의 신작들도 주목을 받았다.

음악가와 미술가로 활동하는 이민휘 & 최윤의 '오염된 혀'는 특히 강렬하다. 바이러스처럼 한국 사회에 음밀하게 스며들었다가 사라지고 모양을 바꿔가며 지겹도록 재등장하는 냉전이 남긴 이데올리기의 흔적을 여러개의 곡과 영상에 담았다.

주황은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고 동포가 한국민요를 부르는 모습을 근접 촬영한 작품 '민요, 저곳에서 이곳에서'를 선보인다.

임민욱은 1983년 생방송 된 'KBS 이산가족 상봉'에서 가족을 찾기 위해 마네킹과 사연판 등 여러 물건들을 사용했던 것에서 착안해 영상 작품 '내가 지은 이름이에요' 등을 전시한다.

이밖에도 세계적인 영화감독 샹탈 애커만(Chantal Akerman),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의 작품들도 2018부산비엔날레를 찾았다.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전시 집중도를 높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전시감독을 지난해 12월 선정하면서 실제 전시 준비기간은 4개월여에 불과해 해외 작가들의 경우 거의 구작들을 전시한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최태만 위원장은 "올해는 전시기간 중에 차기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등 준비 시간을 더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비엔날레 전시 전경, 임민욱 설치작품.© News1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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