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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Sophie 런던아트]쿠사마 야요이&루이스 부르주아…소더비 S2갤러리

2017.03.13

[뉴시스] 박혜영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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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Louise Bourgeois, Spider (1994). Courtesy Sotheby's.

“나의 모든 지난작업은 나의 어린시절에서 영감을 받았다. 매일 당신은 당신을 포기하고 지난 과거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만약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때 당신은 조각가가 된다”(루이스 부르주아)

“내어릴적 시작된 나의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여, 나는 계속 그림을 그렸다 .” (쿠사마 야요이)

세계미술시장에서 파워풀한 두명의 여성작가 쿠사마 야요이와 루이스 부르주아의 전시가 런던 소더비옥션 S2갤러리(2월23~4월13일)에서 열려 주목받고 있다. 정신적인 아픔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의 예술의 힘을 보여주는 전시다.

두명 작가의 구작부터 근작까지, 또한 어린시절부터의 상처와 아픔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고 위로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서울=뉴시스】Yayoi Kusama, Infinity net (1990),Louise Bourgeois, Untitle(1990). Courtesy Sotheby's.

소더비 S2 갤러리는 미술품 경매사 소더비옥션이 직접 운영하는 갤러리로, 고가에 낙찰되는 주요 작가들의 전시가 주로 열린다. 미술관에서도 보기 힘든 작가들의 숨어 있는 구작들을 전시를 통해 보여준다.특히 작가의 작품 세계는 물론, 보물찾기같은 전 세계 구석구석 컬렉터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가격동향까지 한번에 파악할 수있어 컬렉터라면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쿠사마 야요이= 한국에서 '호박작가'로 더 유명하지만 세계적으로 '땡땡이 작가'로 통한다. 2012년 루이비통과의 컬래버레레이션을 통해 대중성을 얻어 미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조차도 그 아름다움과 작품성, 고유성을 인정받고있다. 현재 쿠사마는 전세계 회고전의 일환으로 일본 The National Art Center of Tokyo 와미국 Hirshhorn Museum & Sculpture Garden 에서 전시중이며, 작년 가을부터는 매번 옥션 최고가를 갱신하며컬렉터들을 사로잡고 있다.

1929년 일본의 한 보수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쿠사마 야요이는 집착이 강한 어머니와 아버지의 방탕한 생활로 인해 무난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그녀를 대표하는 ‘땡땡이’라 부르는 점 또한 그 당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는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하는 어머니로부터 가해지는 폭력에 의한 결과였다. 유년의 아픈 기억들은 화가 나면 세상이 빨간 점으로 차오르는 모습으로 치환되고, 이것은 그녀에게 신경강박증, 환각증, 편집증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Yayoi Kusama, The Castle (1954). Courtesy Sotheby’s.

1977년도 부터 이러한 증세를 치료받기위해 정신 병원에서 지냈다. 그녀는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환각증세의 공포를 페인팅으로 승화시켰고 오늘날 쿠사마야요이를 상징하는 '땡떙이'나 '그물망 무늬’와 같은 독특한 형상은 따라서, 그녀의 자서전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이스부르주아= 거대한 거미조각으로 유명한 루이스부르주아(1911-2010) 역시, 2016년오픈한 런던테이트모던 신관에 루이스부르주아의 특별전시실이 만들어질 정도로 사후 재평가되고있는 작가다. 2016년아트바젤을 비롯하여, 소더비,크리스티옥션에서 작은 판화 마저도 눈에띄게 가격상승세를 보이고있다.

그녀 역시, 바람둥이아버지와, 그것을 보고도 묵인하는 엄마를 보며 유년시절 큰 상처를 받았다. 그녀가너무도 사랑하는어머니를 배신하고, 자신의 가정교사와 불륜을 저지른 아버지를 깊게증 오했던 루이스부르주아는 그 분노를 업고신뢰가 무너진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남성성과 여성성,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의 부조리함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을 넘어서 아우르는 어머니라는 강한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서울=뉴시스】Yayoi Kusama, The Castle (1954). Courtesy Sotheby’s

복수심과 증오로 가득찼던 소녀는 작가가 되면서 작품을 통해,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이해하고, 딸들을어루만지는,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는 어머니가 되었다.

‘예술은회복이다.그것은 삶의 상처를 바로잡고 치유해준다.’ 라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말처럼, 그녀는 아흔여덟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때까지 자신의 상처를 예술로 어루만지며 수많은 공감의 언어로 많은이들에게 감동을주었다.

이번 전시는 4가지테마; 좋은엄마/나쁜엄마, 추방/혼란, 성/전쟁, 기억/우울증으로 나뉘어져 두 작가의감정, 표현을 주제의 흐름에 맡겨 비교해가며 감상할수있다.

【서울=뉴시스】Louise Bourgeois, The Good Mother (2007). Courtesy Sotheby's.

특히 쿠사마 야요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땡땡이’가 그려진 루이스부르주아의 구작과 그 옆에 나란히 걸린 쿠사마 야요이의 '땡땡이' 작품을 보며, 관객들은 ‘트라우마’를 겪은 두 작가의 표현적 유사성에 흥미를 느낀다. 또한 무엇인가 불안하거나 우울했을때, 의미없는것들을 종이에 반복해서 끄적였던 관객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 작품을 통해 두작가의 감정에 공감하기도 한다.

숨김없이 그대로의 감정의 민낯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두 작가는 장수했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아흔 여덟의 나이에세상을 떠났고, 쿠사마 야요이는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도 열심히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상처를 이기지못해 일찍이 세상을 등지는 사람이 많은 요즘 현실을 비춘다면, 두작가를 통해 예술은 확실히 치유가 될 수 있다고 믿게된다.

【서울=뉴시스】Louise Bourgeois,Untitle (1942). Courtesy Sotheby's.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 두 작가의 작품들은 여성작가의 예술적 표현의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 자위로 시작된그 들의표현은 예술이라는 만국공용어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 결국 치유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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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영(Sophie Park) 미술칼럼니스트= 홍익대 미술대학원 예술기획과를 졸업하고, 10년간 서울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했다. 이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런던 시티대학교에서 아트 경영과 정책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영국국립초상화 미술관에서 근무했다. 현재 아트 어드바징 회사 SoArt_London 대표로,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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