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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ain'세탁하고 꿰맨 캔버스'…싱글맘의 일상이 회화가 되다

2019.02.20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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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브로신스키 개인전 '캐치 미 이프 유 캔'

제니 브로신스키 'Hope-is-no-mistake',,2019.(초이앤라거 갤러리 제공)

찢겨나가거나 덧대어 꿰맨 누런 캔버스 위에 그리고 지운 흔적들이 마치 낙서처럼 남아 있다.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럽의 작가들을 소개해온 초이앤라거 갤러리가 올해 첫 전시로 선보이는 독일 작가 제니 브로신스키(35)의 작품이다.

제니 브로신스키는 베를린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작업을 하는 이른바 싱글맘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마치 그녀의 전기(傳記)와도 같다.

마치 가사일을 하듯 캔버스를 세탁기에 넣어 빨고 다시 그림을 그리고 또다시 세탁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최소한의 흔적만을 남긴다. 혹은 세탁한 캔버스를 개어서 한참 보관했다가 다시 꺼내 그림을 그리는 등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제니 브로신스키의 개인전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을 기획한 초이앤라거 공동대표인 야리 라거(Jari Lager)는 19일 "제니 브로신스키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회화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며 "회화의 과정 자체가 삶과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캔버스에는 유화 물감 이외에 세탁세제, 올리브 오일, 스프레이 페인팅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재료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낀, 일상과 밀접한 것들이 마치 상징처럼 캔버스에 그대로 담겨있다.

제니 브로신스키 '톰'(T.O.M), 2019.(초이앤라거 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 제목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매력적인 희대의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동명의 영화제목에서 따왔다.

야리 라거는 "그녀의 그림에는 고양이가 자주 등장한다. (미국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에서 고양이 톰이 제리를 쫓아다니는데, 전시 제목도 '나 잡아봐라' 하는데 잡지 못한다는 유머러스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20일부터 3월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초이앤라거 갤러리 서울에서.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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