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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이영희 화백 "나는 색녀...데이브레이크에 꽂혔다"

2018.11.07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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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익갤러리에서 7일부터 초대 개인전
'금색+은색+옥색'등 추상화 20여점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6일 이영희 작가가 이화익갤러리 선보인 '새벽'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색이 너무 좋다. 작업하려고 색을 갤때 그 색이 너무 예뻐서 먹고싶을때도 있다."

47년생, 고희가 넘은 이영희 작가는 소녀같았다. 제일 좋아하는게 색이라며 스스로 '색녀'라 칭했다.

색에 매료돼 40여년간 색면 추상화가 길을 걸어온 이 화백의 개인전이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7일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새벽(Daybreak)시리즈를 선보인다. 겹겹이 중첩된 다양한 색감 위에 부유하는 금색점들이 조형미를 더한다.

'새벽' 작품은 예일대 교수였던 신부이자 작가인 헨리나우엔의 책 '데이브레이크로 가는 길'을 감동 깊게 읽고 시작된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희, Daybreak 13, 80x100cm, Acrylic on canvas, 2018.

추상화는 단박에 나오지 않는다. 작가의 모든 생활과 생각, 가치관이 모두 발화된다. "작가 자신의 마음의 결을,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것의 총화를 붓질로 문질러내고자 한 것이다."

'새벽'이라는 단어에는 희망과 기다림이라는 메시지가 있지만, 이 화백에게 '새벽'은 작품으로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2007년 여름에 도착한 프랑스 파리에서 궁을 보면서였다. 금색과 은색, 민트색이 빛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촌스럽다 여기는 민트색, 옥색의 재발견이었다."

이 화백은 "그때 거기서 '데이브레이크'가 딱 꽂혔다"면서 "그렇게 금색, 은색,옥색으로 작업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금색의 점은 처음에는 달 같은 기분으로 그리다가 지금은 화면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집중했다.

"깊이감을 위해 수많은 색을 쌓고 칠했다"는 작가는 나이가 드니 자연스럽게 단순해진다면서 "은색으로 칠해진 가장자리에는 그동안 수없이 그렸던 기하학적인 선을 묻었다"고 했다.

바탕은 회화적인데, 점과 선과 면이 합체된 추상화다. 단색으로 칠해졌다고 했지만 동일한 색조로 마감된 듯한 화면 안에는 붓질이 교차하고 미묘한 색들이 중층적으로 깔리면서 공간감을 자극한다. 단호한 원형의 이미지, 둥근 도상이 부유하듯 올라와 있다.

이화백은 이전부터 어울리지 않는 색을 어울리게 조합하는 재주를 보였다. 이번 전시에도 금색 은색 초록을 비롯해 푸른색, 보라색 빨강, 주황등 색들이 중첩되어 새로우면서도 오래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울=뉴시스】 이영희, Daybreak 9, 2017, Acrylic on canvas, 100x100cm

박영택 미술평론가는 "일상에서 접한 모든 것을 색채와 붓질, 단순한 문양으로 번안해서 구성한 이영희그림은 모두 이름 지을 수 없는 미묘한 색채로 충만하고 순수하고 단순하며 아름답다"고 평했다.

1971년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33세에 유학을 떠나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곳에서 평생 은인이자 스승인 톰홀랜드 교수를 만나 색면추상을 공부한 후 기하학적 추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1983년 미국 문화전 초대전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이달의 작가로 개인전을 여는등 꾸준히 전업작가로 활동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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