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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벌써 7년, 예술 작품이 묻는다…"당신의 기억 속 세월호는?"

2021.04.16

[뉴스1] 윤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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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잠수부' 특별전, 16일부터 7월23일까지

최진영 건축가의 '윗 위 파빌리온'. 경기도미술관에서 오는 16일부터 7월23일까지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진주 잠수부' 특별전을 개최한다.© 뉴스1 윤슬빈 기자

온 나라에 충격과 고통을 안겼던 세월호 참사가 7년이 지난 현재, 그 아픈 기억은 개개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이를 되돌아볼 수 있는 특별 전시가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다.

경기도미술관은 경기 안산 단원구에 소재한 공립 미술관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 가운데 261명이 다닌 단원고등학교를 바라보고 있으며, 이곳 주차장엔 4년간 세월호 합동 분향소가 자리했다.

경기도미술관과 재단법인 4·16재단이 공동주최한 특별전 '진주 잠수부'에선 한국 현대미술작가 9명(팀)이 우리 공동체가 함께 겪는 여러 재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그 희생과 슬픔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담은 총 13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16일부터 7월23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수영 학예사는 "'진주 잠수부'의 전시 제목은 한나 아렌트가 발터 벤야민을 애도하면서 쓴 '글의 제목에서 가져왔다"며 "'진주 잠수부'는 벤야민의 깊은 사유의 방식을 뜻하는 한편, 과거의 것들이 오래 기억돼 먼 미래에도 그 의미를 건져 올릴 수 있기를 소망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학예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예술이 슬픔에 대한 위로와 과거에 대한 증언의 역할을 감당하고, 우리가 모두 공동체가 겪는 재난과 희생이 지닌 의미를 깊이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주현 4·16 재단 사무처장은 "경기도미술관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자, 희생된 아이들에게 나름의 추억을 남긴 공간이기도 하다"며 "3개월간 이러한 중요한 공간에서 기억에 대한 전시를 한다는 것과 그 의미가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선민 작가의 '그리면서 지워지는 선'

이번 전시의 작품 대부분은 세월호 합동 분향소가 있던 주차장 부지와 공원 등 야외에서 관람할 수 있는 조각 전시로, 다수가 미술관이 의뢰해 제작한 신작이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 세월호 합동 분향소가 있었던 주차장 부지에 소금으로 선을 그리고 다시 그것을 지우는 퍼포먼스를 통해서 슬픔의 모양과 질료를 탐색한 박선민 작가의 '그리면서 지워지는 선'이 있다. 관람객은 QR코드 스캔을 통해 모바일에서 33분간의 퍼포먼스 영상을 감상하게 된다.

박선민 작가는 "두 개의 차가 소금으로 선을 그리고 지우는 것을 반복하는 원형을 보여주는데, 슬픔은 고통 때문에 잊으려고 하지만 결국 사라지지 않고 모양만 변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최대한 관람객 각각의 내밀한 통로로 감정을 건드릴 수 있게 의도한 작품이니, 부디 음악과 함께 조용한 시간에 감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술관 주차장에선 17일 언메이크랩이 아스팔트 바닥에서 지워진 분향소 자리의 흔적을 찾아내고 검게 칠하는 퍼포먼스 '바닥 추모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우리의 애도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그 이후에 남은 것들에 대해 질문한다.

미술관 앞마당엔 최진영 건축가가 설계한 '파빌리온 윗 위'가 설치돼 있다. 이 설치 작품의 계단을 밟으며 위로 올라가는 행위와 전망대에서 먼 곳을 바라봄으로써 관람객의 시선을 과거의 분향소가 자리한 곳으로 이끈다.

이 밖에 다섯 명의 조각가로 구성된 믹스 앤 픽스는 조각에서 불가능한 조건으로 여겨졌던 '물'을 조각의 한 요소로 끌어들여 만든 '매일매일 기다려'를 전시하고, 이소요 작가도 소나무의 송진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설치한 신작 '콜로포니'를 새롭게 선보인다.

박다함 작가의 '2013.12.20-2014.11.24'© 뉴스1 윤슬빈 기자

대중음악 디제이로 활동하는 박다함 작가의 '2013.12.20-2014.11.24'여러개의 스피커로 구성한 사운드 시스템을 야외에 설치해 믹스한 2014년 대중음악을 틀어 과거의 그 시간을 이끈다.

유일한 실내 작품인 김지영 작가의 '붉은 시간'은 오랫동안 촛불을 관찰하고 명상하여 초가 지닌 다양한 모양과 색, 열감을 포착해 그린 작품이다. 심지가 타들어 가는 동안만 빛을 발할 수 있는 초는 유한한 개개인의 삶의 시간을 의미한다.

아울러 경기도미술관은 기존에 10여 년간 설치한 조각 작품인 배형경 작가의 '인간은 태어나서, 살아 죽는다'와 최평곤 작가의 '가족'도 이번 특별전에 포함했다.

경기도미술관은 코로나 19 상황에 따라 온라인 예약제를 통해 제한된 인원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주 잠수부'는 대부분의 작품이 경기도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보다 안전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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