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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이성자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 위작...국립현대미술관 "서울옥션에 손해배상 청구 검토"

2018.10.1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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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국감...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밝혀
.2003년 서울옥션에서 3770만원에 구입...현 시세로 5억 추정
작년 12월 학예직 공무원이 위작 의혹 제기 지난 3월 최종 판명
작가 사인 영문 스펠링 다르고 캔버스 뒷면 친필 사인도 없어
검찰 수사 의뢰했지만 공소시효 만료 수사조차 못하게 돼
서울옥션 "책임지는 차원에서 환불처리 결정...위작 결론은 섣불러

【서울=뉴시스】 이성자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의원이 국립현대미술관이 2003년 서울옥션을 통해 3770여만원에 구매한 이성자 화백(1918~2009)의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이 위작이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작품을 지난 3월 위작으로 판단하고, 소장품 불용 처리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소통홍보팀은 이날 밤 해명 자료를 통해 "이 작품의 위작 제작과 유통에 대한 수사를 의뢰, 향후 손해배상 요구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의원은 "미술관이 뒤늦게 검찰수사를 의뢰했지만 공소시효가 만료(7년)돼 수사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 실익이 없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통지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성자 특별전을 준비하던 학예직 공무원에 의해 위작 의혹이 제기됐고 미술관은 올해 2월 작품조사전문가회의를 통해 가짜로 최종 판명을 내렸다. 당시 3770만원에 구입한 작품값은 15년이 지난 현 시세로는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작으로 판명된 작품에는 이화백의 작품 서명인 영문 이니셜에 차이가 있었다. ‘SEUND JA RHEE’를 적지만 해당 작품에는 ‘D’가 빠진 ‘SEUN JA RHEE’로만 적혀 있었다. 다른 진품들과 달리 캔버스 뒷면에 이 화백의 친필 서명도 없었다.

미술관은 작품의 위작 여부는 작가의 다른 작품과 비교를 통해 구별해 낼 수 있는데, 이성자 화백의 경우 구입 당시 작품 수가 많지 않아 구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성자 作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 작품 비교 사진(위작, 진작, 작가서명 작품확인서) 김재원의원실 제공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에 대한 위작 의혹은 이성자 화백의 유족들이 과거부터 줄곧 제기해 왔다. 유족들은 2012년 초 당시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직접 만나 위작 의혹을 처음 제기했지만 미술관은 서울옥션으로부터 작품의 소장이력과 작가가 쓴 진품확인서를 제출받는 선에서 논란을 일단락했다. 자체 진상조사단을 통한 진위조사는 별도로 하지 않았다.

김재원 의원은 "미술관 소장 작품이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았지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위작 구입을 결정한 직원 대부분도 현재 미술관에서 근무 중이다. 강승완 학예연구실장을 비롯해 6명은 2003년 작품수집추천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당시 추천위는 해당 작품이 현대미술사적 가치가 있고 작가연구를 위한 자료로 활용가치가 높다며 구입을 결정했다.

작품수집위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당시 정준모 학예연구실장과 전시담당 공무원이 서울옥션에 경매에 참여해 해당 작품을 낙찰받지만 진품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는게 김 의원측 주장이다.

【서울=뉴시스】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故 이성자 작) 처리 경과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김재원 의원은 “위작 의혹이 처음 제기된 2012년과 유족들이 진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2015년 당시에 적극적으로 작품 진위 여부를 확인했어야 함에도 최근까지 이를 소홀히 한 것은 미술관의 소장품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는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며 “미술관의 8000여 소장품의 작품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면적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위작구매 관련 재발방지를 위해 지난 7월 작품 수집규정 개정을 통해 소장품 수집 분야를 한국 근대미술, 한국현대미술, 국제미술, 응용미술의 4개 분과로 세분하고, 미술관외 위원을 포함하여 가치평가 위원회를 구성, 전문성을 보다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옥션 관계자는 "일단 책임지는 차원에서 환불처리(당시 낙찰가 3770만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도 "진품이라는 정황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탁자가 2002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맞다고한 '작가 작품 확인서'가 있다"면서 "위작이라고 판명하건 미술관측이고, 위작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섣부르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위작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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