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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물의 화가' 안영일 화백 LA서 타계...향년 86세

2020.12.16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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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LA 스튜디오에서 작업 중인 안영일 화백. Photo by Michael Underwood. 사진=현대화랑 제공. [email protected]

'물의 화가'로 불리는 안영일 화백이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타계했다고 현대화랑이 16일 전했다. 향년 86세.

故 안영일 화백은 1934년 개성 출생으로 아버지인 서양화가 안승각(1908~1995)을 따라 일본 도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1945년 10세 때 귀국했다.

아버지의 작업실에 있는 각종 미술책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렸고, 타고난 재능으로 '천재 소년화가'라 불렸다. 1949년 중학생으로 제1회 국전에서 입선을, 1953년 고교생으로 제2회 국전에서 특선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선으로 강등됐다.

1957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재학 중 주한 미 대사관에서 실시한 공모전에 뽑혀 뉴욕 월드 하우스(World House) 갤러리의 초대전에 참여했다. 1958년 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예고와 사대부고에서 교편을 잡다가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화단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1959년 미국 시카고의 헐 하우스(Hull House) 갤러리, 1962년 핀란드 헬싱키의 USIS 갤러리 등 해외 갤러리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개최했다.

1966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고 로스앤젤레스로 거주지를 옮겨 정착,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다. 캘리포니아 해변 풍경과 특유의 정취가 담긴 서정적인 반추상 계열의 작품을 발표하며 현지에서 전도유망한 화가로 주목을 받았다.

1967년 재커리 월러(Zachary Waller) 갤러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도약하려던 그는 1970년 컬렉터와 갤러리 사이에 소송이 벌어지는 바람에 10여 년에 걸쳐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1980년대 '물' 연작을 발표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그는 ‘물의 화가’로 통했다.

1983년부터 시작한 '물(Water)' 연작을 통해 빛, 물 그리고 안개가 바다와 교감하는 무수한 방법을 탐구했다. '물' 연작은 바다에서 작은 어선을 타다 길을 잃은 경험에서 출발했다. 자신의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가 갑자기 걷히면서 햇빛이 쏟아져 수면이 형형색색으로 빛났고, 이때의 잊히지 않는 인상을 시각 언어로 구체화한 것이다. '물' 연작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색으로 덮인 단조로운 화면 같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사각의 작은 색 점이 모자이크 패턴을 이루며 반짝이고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서울=뉴시스] 안영일, Water ALPP 16, 1998, 캔버스에 유채, 183x152cm. 사진=현대화랑 제공.

단색화 붐과 함께 국내에서도 재조명됐다.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불편했지만, 붓을 놓치 않았다. 2017년 안영일의 회화 세계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한국과 미국에서 활발했다. 당시 2월부터 10월까지 미국 서부 지역 내 최대 규모 미술관인 LA카운티미술관에서 재미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Unexpected Light: Works by Young Il Ahn)을 개최해 대형 '물' 연작 10여 점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해 3월에는 서울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내한해 고국의 관객과도 만났다. 2018년 미국시카고의 카비 굽타(Kavi Gupta) 갤러리에서 생전 마지막 개인전을 선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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