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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이언주의 숨은그림 찾기] 김푸르나 "'변태'같다는 소리 기분 좋아요"

2016.04.08

[뉴시스] 이언주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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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푸르나, 현대인-15, 116.8x72.7cm, Acrylic on canvas, 2010 16-04-07

화사한 작품 알고보면 가슴·지방층 패턴
"고정관념·경계 허물고 융합하는 작업"

엉덩이가 보일락 말락 짧은 원피스를 입은 채 뒷짐 진 여성을 담은 화사한 캔버스가 눈에 띈다. 그런데 막상 들여다 보면 흠칫한다. 쭉 빠진 몸매에 얼굴은 상남자. 작가 김푸르나(29)의 ‘현대인’이다.

"’헐~변태 같다'면서, 빵 터지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변태' 소리에 기분이 좋다는 작가는 신체의 경계를 허물어 펼치고 재조합한다. 성 역할과 정체성을 뒤섞어 혼란을 준다.
뿐만 아니다. 식물이 자라는 듯한 화사한 그림도 알고 보면 섬짓하다. 여성 가슴 속에 흐르는 유선이거나 혈액이 순환하고 터지는 장면이다. "징그러운 속살을 예쁘게 표현하며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유선을 확대한 작품.김푸르나, The borderless body- 1, 145.5x 145.5cm, Acrylic on canvas, 2014 16-04-07

“정확히 뭔지 모르고 봐도 괜찮아요. 패턴이나 색감, 구성이 마음에 들어도 좋고요. 실제로 뭘 그린 건지 나중에 알고 깜짝 놀라는 분들이 많은데, 그때 저는 묘하게 짜릿하더라고요.”

추상적 이미지를 선사하지만, 기묘한 반전이 숨어있는 작품,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 걸까.

“경계가 없다면 갈등도 없지 않을까요? 갈등의 출발은 구분하고 경계를 나누면서 시작되더라고요. 저는 나눠진 것을 뒤섞으면서 밝은 희망을 보여주고 싶어요. ‘신체’를 소재로 한다면 익숙하고 편안하겠다 생각했죠. 아무래도 여성의 몸을 더 잘 아니까 그리기 쉬웠고요.”

그렇다면, 둥근 단면을 나열한 패턴 속에 숨은 이것은 무얼까. 제목을 보기 전에 먼저 알아 맞춰보는 것도 흥미롭다. "색깔 다른 도장을 찍어낸 듯 가지런하고 단정한 작품은 우리 몸 속 지방을 그린 것"이라는 작가는 "지방이 불쌍하다"고 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데도 늘 없어야 하는 걸로 치부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3대 영양소라면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중에 지방만 소외 당하니까요.”

'지방'덩어리가 불쌍하다니…. 발상이 재미있다. "그동안 보아온 지방 단면은 예뻤다”는 그는 “신체가 지닌 운동성에 색채감을 살리기위해 공간에 대한 연구도 많이한다.

【서울=뉴시스】김푸르나 작가. 16-04-07

"실제로 페인팅 외에 벽화 작업이나 설치 프로젝트도 종종 하고 있고요. 색채, 심리학, 해부학에 더해 관계와 소통, 공간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경계 허물기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할거에요. 안과 밖의 경계, 남성과 여성의 경계, 사회와 문화의 경계에 이어 삶과 죽음의 경계처럼 테두리를 가진 것들을 허물고 융화시키는 작업을 이어갈겁니다.”

이분법적인 테두리를 패턴화된 하나의 결로 이어주는 작업은 어린시절 경험이 끈이 됐다. 초등학교를 다섯 군데나 거치면서 어릴적부터 낯선 친구들과 친해지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경계를 허물고 '자신을 알리고 먼저 다가가기'다.

“늘 그런 생각을 해요. 제 마음을 좀 알아주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과거에 친구들이나 가족에게 그랬고, 제 그림을 보는 관람객들에게 그런 바람이 있어요. '이거다 저거다'가 아닌, 고정관념을 깰수 있는 상상력을 선사하고 싶어요. 신체를 이용한 재미있는 작업 기대해주세요. ”

[email protected]

◆ 김푸루나=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 졸업(2011)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2015) △아트1(http://art1.com)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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