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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다수 큐레이터제 도입한 광주비엔날레 뚜껑 열어보니

2018.09.08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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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6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나레 거시기홀에서 비엔날레 주제와 참여작가 등을 소개하고 있다. .2018.9.6/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주제 모호하고 작품 너무 많아 몰입도 떨어져

12회를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을 주제로 66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김선정 대표이사가 총괄 큐레이터까지 맡고 11명의 큐레이터들이 전시를 기획하는 다수 큐레이터제를 도입해 시작 전부터 관심과 비판을 한꺼번에 받았다.


김선정 대표는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괄 큐레이터로서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큐레이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것이 시작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선정 대표는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막강 파워 인맥을 동원해 짧은 기간동안 내로라하는 국내외 큐레이터를 섭외했다.

전시에 참여한 큐레이터는 △클라라 킴(Clara Kim)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 △그리티야 가위웡(Gridthiya Gaweewong) 짐 톰슨 아트센터 예술감독 △크리스틴 Y. 김(Christine Y. Kim)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 △리타 곤잘레스(Rita Gonzalez)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 △데이비드 테(David Teh)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정연심 홍익대 교수 △이완 쿤(Yeewan Koon) 홍콩대 교수 △김만석 독립큐레이터 겸 공간 힘 아키비스트 △김성우 아마도 예술공간 큐레이터 △백종옥 독립큐레이터 겸 미술생태연구소 소장 △문범강(B.G. Muhn)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등 이름만 들어도 그 면면이 화려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광주비엔날레는 비엔날레의 특징이자 한계라고 용인하고 넘어가기에는 주제는 모호·난해하고, 작품은 너무 많고, 전시는 불친절했다.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개념적인 주제을 11명을 큐레이터가 7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하다보니 주제가 반복되고 더 개념적으로 쪼개져 전체적으로 산만했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군광주병원 등에 43개국 165작가의 작품 300여점을 배치했다.

일반 관객들에게 더 새롭고 많은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욕심을 부린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보여주기식 전시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 국내외 갤러리를 의식한 전시가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비엔날레의 특성상 이런 것들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주 전시장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너무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들어차 오히려 관람 욕구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반응이 많았다.

작가명과 작품설명도 어떤 작품을 지칭하는 건지 설명을 들은 기자들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간 배치가 난해했다.

2018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관에서 프레스오픈이 열려 국내외 기자들이 비엔날레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189.6/뉴스 © News1 남성진 기자

반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는 공간과 작품들이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전시들이 꽤 눈에 띄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옛 국군광주병원이라는 장소적 특이성으로 주목을 받았던 GB 커미션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신작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비엔날레 측은 "설치가 복잡한 작품인데다 건물이 노후되고 전기 시설 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개막날 오픈하지 못했다"면서 "4~5개의 방에 설치되는 작품인데 일단 되는 방만이라도 공개하자고 제안했지만 작가가 전체가 작동되지 않으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비엔날레 측은 작가가 8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어서 7일까지 최선을 다해 설치작업을 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시기간 동안 일반에 공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동원된 만큼 관람객의 눈과 발걸음을 사로잡을 작품들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호주 작가 톰 니콜슨이 족자카르타에서 디오라마 조각상 작업을 진행 중인 그레이스 삼보와 협업한 '나는 인도네시아 출신입니다'와 '헌신의 상과 홍수를 향해',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현재 진행 중인 미투 운동까지 스크롤을 내리며 볼 수 있는 선우훈의 픽셀 그림 '평면이 진정한 길이다'은 주목할 만하다.

타라 도노반의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든 대형 설치작품과 역사의 비석들을 바닥에 펼친 여상희의 '검은 대지', 후쿠시마를 그리는 아키라츠보이의 일본군의 역사적 만행에 희생된 아시아 여성들을 조명한 작품, 국군광주병원 옆 교회에 설치된 마이크 넬슨의 거울 작업 등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문범강 큐레이터가 야심차게 준비한 북한 조선화 22점도 설치됐다. 이 작품들은 북경 만수대창작사미술관장 소장품 15점, 국내 개인 및 미술관 소장 3점, 워싱턴 예도예술재단 소품 4점 등으로 북한 사람들의 생활과 북한 미술의 특징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나라 요시토모, 프란시스 알리스, 호 추 니엔, 실파 굽타, 요안 카포테 등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진 다양한 나라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다.

문범강 교수가 2018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6관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북한 미술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9.6/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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