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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부산비엔날레 정치적으로 변신..."세계 향해 평화 호소"

2018.04.1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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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올해 부산비엔날레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과 중구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비록 떨어져있어도'(Divided We Stand)라는 주제로 오는 9월 8일부터 11월 11일까지 65일 동안 펼쳐진다고 12일 밝혔다. 최태만(왼쪽부터)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전시감독, 외르그 하이저 큐레이터. 2018.04.12. [email protected]

'비록 떨어져 있어도' 주제 탈냉전시대 '분리된 영토' 다뤄
부산현대미술관·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서 9월 8일 개막
임민욱 밍윙 천민정등 국내외 작가 70여명 참가

"거부할수 없는 현실이다. 2018 부산비엔날레는 한반도가 겪었던 분단의 질곡에 대해서 질문하며, 한반도로부터 세계를 향해 평화를 호소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부산비엔날레가 이전과 달리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 오는 9월9일부터 65일간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stand)'로 노래가사 같은 전시주제지만, 탈냉전시대 '분리된 영토'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비록 떨어져 있어도' 타이틀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에서 차용했다. '흩어져 있어도 산다'는 뜻이다.

12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최태만 부산비엔날레 제 11대 집행위원장은 "역사의 변혁기에 있다. 이달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서 해방이후 분단의 질곡이 해결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분단된 현실에 살고 있다. 이런 주제를 표현하는 작가와 함께 전시를 여는 이번 행사는 그동안 부산비엔날레와 확실한 차별성을 가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정치상황과 맞물려 전시주제를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한반도의 정세가 급하게 바뀔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며 "전시를 추진하다보니 현재 남북한은 21세기에 긴장과 갈등의 중심이었다가 해소하는 해결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속에서 비엔날레가 과연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세계를 향해서 발언해야하는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동시대 미술흐름에 집중해온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1991년 자생적으로 태동한후 38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로 목표로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펼쳐왔다. 2016년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Hybridizing Earth), 2014년 '세상 속에 거주하기(Inhabiting the World)', 2012년 '배움의 정원'등을 주제로 일상속 가볍고 경쾌한 미술축제를 이어왔다. 때문에 정치색으로 무장한 광주비에날레와 달리 특색없다는 반응과 매번 비엔날레 내부의 잡음으로 시끄러웠다.

최 집행위원장도 "지난 18년간 부산비엔날레를 돌이켜보면 동시대 미술흐름에 집중해왔다"고 인정하면서 "카셀도큐멘타도 정치적이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정치 상황, 전세계가 처한 비엔날레가 과연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냉전, 탈냉전의 문제를 보여주는 작품을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할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올해 부산비엔날레가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과 중구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비록 떨어져있어도'(Divided We Stand)라는 주제로 오는 9월 8일부터 11월 11일까지 65일 동안 펼쳐진다고 12일 밝혔다.사진은 지난 11일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한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부산비엔날레의 전시감독과 외르그 하이저 큐레이터가 참가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2018.04.12. [email protected]

전시주제가 정치색으로 변한건 공동감독 크리스티나 리쿠페로와 외르그 하이저 때문이다. 30여명 지원자중 전시 주제가 가장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감독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Cristina Ricupero)는 파리에 기반을 둔 독립 큐레이터이자 예술평론가다. 브라질계 이탈리아인으로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정치적인 이슈를 사회학을 접목한 파퓰리즘 주제로 풀어내는 전시기획자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많다. 2016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의 자문위원, 2012년 광주비엔날레 유럽섹션 커미셔나 로 참여한 바 있다.

외르그 하이저(Jörg Heiser)는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미술이론가, 큐레이터다. 1997~2017년까지 20년 동안 런던 프리즈 아트 매거진(frieze art magazine, London)에서 편집자로 활동했으며, 2016년부터 베를린 예술대학(the University of the Arts, Berlin) 교수이자 Institute for Art in Context의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2018 부산비엔날레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전시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4.12. [email protected]

크리스티나 리쿠페로감독과 오르그 하이저 큐레이터는 "'분리된 영토'는 한국에 있어 역사에 있어 중요한 주제"라며 "분리와 분단으로 찢긴 영토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수 있게 기획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에서 대학교수로 활동하는 하이저 큐레이터는 "분리된 영토는 독일 세계에도 중요한 주제"라면서 "가르치는 학생들은 대만 한국 키프러스 터키등 분리된 영토에서 일상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70%가 넘는다"고 했다. 그는 "단지 보도수준에 그치는 전시가 아니라 냉전시대와 냉전이후에 분리된 영토가 사람들의 심리적인 저변에 어떻게 깔려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감독은"현재 세계 전역에 걸쳐 산재하고 있는 분리는 비단 물리적인 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며 "2018부산비엔날레는 영토의 물리적인 분리가 어떤 심리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유발하는지, 역으로 어떤 심리적인 요소가 물리적인 분리와 갈등을 초래하는지에 대해 동시대 미술이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측면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부산비엔날레에는 약 70여명의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비엔날레측은 "무조건적인 몸집 부풀리기를 지양한다"며 "10년마다 1번 열리는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참여작가는 35명, 지난 이스탄불 비엔날레는 55명이 참여했다. 전시 기획의 응집도를 높여 명확한 주제를 제시하겠다는 것이 전시 감독 크리스티나 리쿠페로와 큐레이터 외르그 하이저의 의도"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2018 부산비엔날레 최태만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4.12. [email protected]

'2018 비엔날레'는 전시장소도 달라진다.

그동안 해운대구에 위치한 부산시립미술관을 활용해왔지만 이번 행사부터 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긴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설계 당시 부산비엔날레 전용관으로 기획되었으며 올해 6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부산의 주요 도심 중 한군데인 남포동 인근에 위치한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개최지로 새로 선정됐다. 1963년 완공된 건물로 근대적 조형미와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2013년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제70호로 지정된 건물이다. 한국 건축가 1세대인 이천승 선생이 설계한 이 건물에서 한국전쟁 기간 동안 두 번의 화폐개혁이 실시되는 등 역사적, 건축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공간이다. 약 6100m2 규모로 각 층마다 공간 구획이 다르게 조성되어 있어, 비엔날레 전시를 구현하기에 적합한 장소라는 판단이다.

최태만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최초의 개항도시 부산은 해상 실크로드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 또한 6.25전쟁 야기된 이산 실향민들이 많은 이산가족들이 영도다리에서 눈물을 흘렸던 지역"이라며 "급속한 도시화에 의해 잡종된 형태의 도시로 변했지만 이번 2018 부산비엔날레를 통해 근현대사의 모순과 질곡을 가진 부산의 역사와 미래를 경험할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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