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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세 명의 아티스트가 돌아본 2017년

2018.01.02

[뉴스1] 김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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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터닝포인트]

자연 세계의 변화는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뜨거운 토론의 대상이 된 작품들 중 두 작품에 영감을 줬다. 두 작품은 모두는 황량한 것으로 보이는 장소에 생명감을 고양하거나 불어넣은 작품들이다. 세 번째 작품은 현재 진행형인 시리아 도시의 파괴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드레스덴의 파괴와 비교하면서 과거를 메아리처럼 반영한다. 이제 그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얘기한다.

뮤제오 아틀란티코
제이슨 드케리스 테일러
대서양,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란사로테섬 인근

'뮤제오 아틀란티코'는 조금 음침한 특징으로 가득 차 있다. 영국 예술가이자 다이빙 강사, 수중 동식물 연구가인 제이슨 드케리스 테일러가 만든 무너진 조각상 한 무더기다. 이들은 모나코 연안에서 약간 떨어진 카나리아제도 란사로테섬 인근에서 수백 명의 인간 형태로 살아가고 있다.

이 수중 모임은 바다 아래 10~12m 깊이에 잠겨 있다. 금속이나 부식성 자재 없이 밀도 높은 중성 PH 농도 콘크리트로 제작했으며, 수중 생태계나 동식물들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이 상(像)들은 산호나 물고기 등 기타 토종 생물들이 서식한다면 인공 암초는 물론 해양 생물의 번식지도 될 수 있다.

이 수중 작품은 오로지 스노클러, 스쿠버다이버, 바닥이 유리로 된 선상의 여행객들만이 볼 수 있다. 그래서 형상들은 말 그대로, 또 상징적으로도 외딴 존재이며 물에 잠긴 그들의 상태는 비록 생명체가 넘쳐날지라도 마치 폼페이와 같은 고요함을 보여준다. 2017년 1월 대중들에게 공개됐다.

작가의 작품 설명:
제이슨 드케리스 테일러

바다 속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다른 환경이다. 보통의 예술은 흔히 금속이나 주물 작업을 필요로 하지만, 나는 수중 환경에 적합하고 어떤 피해도 주지 않는 소재를 창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만 했다. 이 소재는 실제로 생명을 촉진했고 또 살아가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은 이렇게 굉장한 조각상을 만들고선 바다로 내던져 사라지고 기억 속에서 없어지게끔 한다"고들 한다. 나는 이런 시각을 바꿀 수 있기를, 또 해저도 소중한 공간이고 진정으로 신성한 공간이며 우리는 이곳을 지키고 소중히 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중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바로 그곳에 예술작품을 놓음으로써, 그러한 가치 체계의 변화를 도왔다고 생각한다.

작품들이 얼마나 빨리 변화했는지 나는 정말로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이 현장의 해양 생물량이 200% 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곳에는 수천 마리의 정어리 떼들이 있다. 희귀한 전자리상어와 나비가오리도 산다. 하나의 생태계 사슬 전체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황폐하던 장소로 이주했다.

커다란 오렌지색 해면체들은 몇몇 조각상 위를 완전히 뒤덮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종의 해조류가 자라났으며 이들 중 몇몇은 정말 아름답다. 해류를 타고 이동한 빨갛고 푸른 식물들이다.

하지만 인간의 형체만큼은 우리 정신 속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이라서, 얼마나 변화하든지 간에 우리는 이를 알아볼 수 있다. 나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모습 일부를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더욱 강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사실이 우리를 이어주기를 바랐다. 깊은 수중 세계는 완전히 낯선 장소, 우리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것처럼 보인다. 이 작품을 통해 그 공간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기를 원했다.

기념물
마나프 할부니
드레스덴, 독일

독일 동부 도시인 드레스덴 심장부에 있는 이 반전(反戰) 설치물은 이보다 더욱 무시무시한 시리아 내전의 이미지 중 하나를 되살리기 위해 나왔다. 약 1220m 길이에 무게 12톤에 달하는 버스 3대가 예술가 마나프 할부니의 감독 아래 아름다운 프라우엔키르헤 교회 앞 광장에서 수직으로 세워졌다. 노이마크트 광장에 있는 프라우엔키르헤는 1990년대 초반 무너져 내려 잔해가 된 것을 재건한 곳이다. 작품은 2월 공개됐다.

할부니의 작품은 2015년 촬영된 사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진에는 3대의 버스가 알레포 거리에 수직으로 늘어서 있다. 정부군과 반군 사이 격화한 교전으로부터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임시 방벽이다. 어머니가 드레스덴 출신이며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에서 자라난 33세 할부니는 그 이미지를 뇌리에서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버스들은 드레스덴에서 감정적 토론을 촉발했다.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말미 수만 명을 숨지게 한 연합군 공습이 내뿜은 화마 속에서 도시 전부가 파괴된 곳이다. 이 도시는 최근 독일이 매일 수천 명씩 입국하는 난민 수용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는 가운데 보수 세력의 거점이 됐다.

작가의 작품 설명:
마나프 할부니

시리아에서 나는 언제나 독일인이었다. 어머니가 독일인이었기 때문이다. 독일로 이주했을 때 나는 시리아인이 됐다. 나는 내 자신을 통합된 존재로 보지 않는다. 현지인일 뿐이다. 반드시 통합될 필요는 없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많은 층들을 작업했다. 드레스덴은 1945년 공습에 완전히 폐허가 됐고 많은 사람들은 이 도시가 전후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잊었다. 또한 버스들은 지금 누가 전쟁 속에서 살고 있으며, 그들은 그들의 도시를 재건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어떤 전쟁도 영원하지 않다. 드레스덴은 도시를 재건함에 있어서 오랜 시간을 들였다. 무려 72년이다. 재건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극우 세력은 이 작업을 아랍계의 것, 또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것으로 치부하려고 했다. 이 설치물이 있는 동안 그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버스를 찾고 버스에 대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다. 버스는 절대 움직이지 않았다. 버스는 고함치는 이들보다 더욱 강했다.

난 종종 이것이 그들을 위한 치료 같다고 느꼈다. 이 사람들은 불행하며 문제를 안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것들을 알게 돼 소리칠 수가 있었다. 그러고 나면, 그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세피로스의 꽃: 미지로의 다이빙
마코토 아즈마
스루가만, 일본

마코토 아즈마는 자신이 만든 꽃모양 조각상이 네바다 사막에서부터 지구 성층권 30km 상공까지 솟아오르는 모습을 바라봤다. 또 다른 실험에서 식물 전문 예술가인 아즈마는 꽃을 얼음 조각으로 얼린 뒤 불을 붙이고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게 놔뒀다.

그의 작품은 꽃의 단명, 그리고 우리가 자연과 결부하곤 하는 미완의 감정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 이 감정이란 삶과 죽음, 또 힘과 연약함을 모두 함축하는 찰나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가리킨다.

아즈마는 그의 최신 프로젝트인 '세피로스의 꽃: 미지로의 다이빙'에서 시선을 저 아래 해저에 뒀다. 지난 8월, 그와 그의 팀은 일본 후지산 기슭 근처인 스루가만 아래로 오밀조밀한 부케 4개와 나무 분재를 내렸다.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된 예술작품은 꽃을 비정상적 영역과 환경에 내놓는 연작 '인 블룸'(In Bloom)의 최신작이다.

작가의 작품 설명:
마코토 아즈마

우리는 심해에 대해 자주 생각하지 않지만, 이곳이야말로 생명이 잉태한 곳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나는 꽃과 생명체를 어둠, 미지의 깊음과 나란히 놓고 싶었다. 내 고향인 일본은 뛰어난 해양 기술을 보유한 섬나라로, 작업 장소에 매우 적합했다. 스루가만을 작업 장소로 고른 이유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 해구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내 팀과 나는 극도의 고압 환경으로 어떻게 꽃다발과 카메라를 내릴지를 세밀하게 계획했다. 우리는 일본 해양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해 풀장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나는 조류에 우아하게 움직일 수 있는 강렬하고 생기가 넘치는 꽃들의 조합을 택했다. 마침내 그들을 찍을 준비가 됐을 때, 우리는 스루가만 해저 300~100m에 있는 다섯 군데 장소로 향했다.

처음 꽃을 떨어뜨렸을 때 나는 그들의 회복력에 가장 크게 탄복했다. 우리는 첫날부터 심한 폭풍우와 마주했지만 꽃들은 부서지거나 으스러지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형태를 유연하게 바꿨으며 바다 심층에서 유유히 떠다녔다. 꽃 색은 수면 아래에서 더욱 풍부해 보였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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