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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박종태, 깊은 못에서 놀다 '심연에서 유'…수성아트피아

2021.03.09

[뉴시스]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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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일 호반갤러리

박종태 '무제', 2019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9일 호반갤러리에서 박종태 초대전 '심연(深淵)에서 유(遊)'를 개최한다.

박종태의 작업실엔 조각난 종이가 즐비하다. 종이 파편은 천장에 매단 구형부터 원형과 비정형으로 뭉쳐진 것까지 다양한 형태다. 모두 수성아트피아 초대전에서 선보일 신작이다.

작품은 종이 자르기로부터 출발한다. 종이와 책을 자르는 것은 작가에게 '글자 부수기'나 다름없다. 종이가 잘리는 순간 그 위에 새겨진 글자가 산산이 부서지기 때문이다.

부서진 글자는 말, 언어, 정보, 교양까지 포괄한다. 지식을 은유하기도 한다. 종이 파쇄에는 부조리한 사회지도층과 지식인에 대한 작가의 반항심이 버무려져 있다.

청년기 박종태는 사회과학책에 푹 빠져 지냈다. 정당 활동과 밀양·청도 송전탑 투쟁 등에 참여하기도 한 그의 초기작에는 사회를 겨냥한 날선 비판이 서려 있다.

그는 일련의 행위를 파괴가 아닌 변화의 도모라고 설명한다. 종이 본래의 형태를 바꾸는 것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능동적인 창작행위'라는 것이다.

박종태 '무제', 2019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그의 종이 작업은 유희로 변모했다. 부서진 종이는 확산과 응집을 반복하며 살아온 세월만큼의 여유를 보여준다.

글자를 잘게 부수고 조합해 순수한 색을 올리는 것은 자기 정화작용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변화무쌍한 새 생명을 만들어낸다.

수성아트피아 관계자는 "유년 시절부터 예술가가 되고 싶어 한 작가는 이제 진솔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한다. 이번 초대전 작품들은 진지한 삶의 과정이 빚어낸 자기 관조의 결정체"라고 전했다.

전시는 21일까지 즐길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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