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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임민욱·박찬경,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검열에 항의···자진철수

2019.08.06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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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이치 트리엔날레 본전시 참가 임민욱·박찬경
‘전시 검열 항의’ 작품 자진 철수 뜻 주최 측에 전달, 주최 측 폐쇄 결정
작가 전시 철수 안내문 게시 예정

임민욱 ‘절반의 가능성’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본전시에서 우리나라 임민욱(51), 박찬경(54) 작가의 전시가 6일부터 폐쇄된다.

일본 나고야 아이치(愛知)현에서 열리고 있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가 중단된 것과 관련, 두 작가가 항의의 뜻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자진 철수하겠다고 3일 주최 측에 전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임 작가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본전시에 국립현대미술관 '2012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설치영상작품 '절반의 가능성'을 보완한 '아듀 뉴스'를 전시했다.

미디어 아티스트 겸 영화감독이기도 한 박 작가는 2017년 신작 '소년병'을 이번에 전시했다. 작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역사를 몸으로 쓰다'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업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집단 기억과 정치적 이미지에 균열을 가했다.

임 작가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자진 철거를 하겠다고 한 것은 '소녀상 작품 전시 중단'을 통해 보여진 '검열'에 대한 항의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가 검열을 받는 상황을 작가가 침묵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박찬경 '소년병'. 아이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

"'표현의 부자유-그후' 전시 중단 소식을 들은 3일 밤 11시 e-메일로 '이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 내 작품 철거를 요구한다'고 보냈다. 그랬더니 바로 전화가 왔고 밤 1시까지 통화가 이어지다가 서로의 입장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아이치 트리엔날레' 주최 측은 안전위협을 이유로 들었고, 임 작가는 "정치적 폭력과 테러위협에 손을 들어주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임 작가는 "제 작품 앞에 '검열 반대' 팻말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침 다음 날(4일) 아침 지인이 전시장에서 전시를 잘 봤다고 문자를 보내기에 사다리로 입구를 봉쇄하고 작품설명에 '검열 반대'라고 써놓아 달라고 부탁해서 시도하던 중 저지당했다"고 했다. "작가비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연락도 받았다. 사흘 전부터 전시에 참여한 몇몇 일본 작가들이 함께 성명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주의에 반대하고 오히려 국가 공동체 범주에서 배제된 존재들에 대한 작업들을 해오고 있었는데 현 상황은 국가주의적 감정싸움으로만 번지는 것이 우려 된다"고 목소리도 높였다.

임민욱 작가 (사진=아이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

폐쇄된 자신의 전시장 앞에는 직접 작성한 안내문을 붙여놓을 예정이다.

안내문에는 '검열은 위법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표현의 부자유전-이후'는 철거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나는 이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저의 작품을 보여줄 기회를 자진해서 박탈합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기 위해 작품과 미술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라면 그 속의 예술공간은 여러 의미의 차원에서 오히려 불일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정치의 논리로 예술을 검열하는 일에 미술공간이 굴복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매우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작가는 정치적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폭력 앞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제 출품작인 '아듀 뉴스'는 미디어가 조장하는 감정의 선동 속에 부재하는 공동체를 재질문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소중한 발걸음을 해주신 관객들에게 정말 작품을 못보여 드리게 된 것을 슬프게 생각합니다. 다시는 안전의 명목으로 불법적 테러와 압력에 계속해서 굴복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전시를 거부합니다. '표현의 부자유전 이후'가 다시 열리는 날은 서로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날이 되리라 믿습니다'라고 적었다.

'소년병' 박 작가도 뉴시스와 통화에서 "표현의 부자유전 폐쇄 소식을 듣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작가들이 받아들일 수 없어서 어떻게든 항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표현의 부자유전이 전시장 문을 닫아버렸으니 그럼 '내 작품도 보여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전시를 다시 오픈하거나 안 되면 '내 작품도 빼겠다'고 주최 측에 의견을 전했다. 전시를 검열한 데 대한 항의 표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찬경 작가 (사진=아이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

전시 철수는 기술적으로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라 일단 자신의 작품 전시 공간 문을 닫기로 했다. 앞에 안내문도 써 붙여놓기로 했다.

"아이치 트레인날레 참여 작가로서 제 작품인 소년병을 일본과 국제적인 해외 관객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게 된 것은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 나는 '소년병' 작품을 철거해주길 요구했다. 저의 철수 요구는 '표현의 부자유전'을 검열한 것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갖고 있다. 표현의 부자유전을 폐쇄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좌절스러운 일이다. 작가로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책임의 문제다. 특정한 작품을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어떤 종류의 권력이나 협박에 의해서 작품을 검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지켜지는 장소와 시간에서 관객들 다시 보여질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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