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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30년 조형사진의 세계' 대구미술관, 정재규 개인전

2020.07.09

[뉴시스]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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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대구미술관은 오는 10월18일까지 정재규 개인전 '빛의 숨쉬기'를 개최한다. 2020.07.09. (사진=대구미술관 제공) photo@newsis.com

대구미술관은 대구 출신 재불 작가 정재규의 개인전 '빛의 숨쉬기'를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작가가 30여년간 구축한 조형사진의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1949년 대구에서 태어난 정재규는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1977년 제10회 파리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프랑스에 이주했다.

이후 미술이론을 수학했으나 사진의 힘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사진의 재현성을 해체하기 위해 하나 또는 여러 이미지를 가늘고 길게 절단, 마치 베를 짜듯 가로·세로로 교차하고 배열한다.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이미지가 생겨나고 3차원적 착시가 나타나기도 한다.

작가는 사진의 정밀한 묘사력에 의존하면서도 대상의 기록·복제가 아닌 조형미술을 목적으로 한 사진을 '조형사진(Plastic Photography)'이라 명명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생트 빅투아르 산 후경(The Rear View of the Mountain Saint-Victoire)', '아치 아틀리에(The Arches Ateliers)', 'HM53(앙리 마티스 Henri Matissse)', '만 레이(Man Ray)', '경주' 등 5개 시리즈를 기획했다.

생트 빅투아르 산 후경 시리즈는 작가가 1989년 프랑스 생트 빅투아르 산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을 모티프로 한다.

사진 이미지를 잘라낸 후 상하를 바꿔 같은 자리에 배치한 생트 빅투아르 산 후경은 조형사진의 시작이 된 작품이다.

아치 아틀리에(The Arches Ateliers)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작업실 이름이다.

정재규는 1991년 재불 작가 공동 아틀리에 '소나무 협회' 4인 창립 멤버였고, 10년간 그곳에서 작업했다. 2002년 소나무 아틀리에 폐쇄 후 아치 아틀리에로 이주한 후 작가는 올짜기 작업을 시작했다.

2개의 작품이 하나로 구성된 아치 아틀리에는 올짜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정재규는 만 레이(Man Ray),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폴 세잔(Paul Cezanne) 등 현대미술사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온 작가들의 작품을 조형사진화 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2018년 들른 만 레이 묘지사진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운필, 올짜기, 자르기 기법 등이 어우러져 조형사진적 감각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또 경주는 작가에게 각별한 도시다. 그는 1994년 경주에 갔을 때 국립경주박물관 뜰에 배치한 머리 없는 불상 50여 구를 접한다.

그는 "경주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셔터 소리와 함께 불상의 참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과거의 한순간과 현재의 순간이 겹치는 것 같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김유신묘, 석굴암, 다보탑 등에서는 한국인의 보편적 조형 능력과 잠재력을 발견한다.

전시를 통해 공개한 신작 5점 역시 불국사, 석굴암 본존불, 반월성 앞 연못의 연꽃 등 경주를 주제로 제작했다.

정재규는 "사진과 그림 등 장르를 선 긋듯 나눠버리는 건 예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한계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하학적인 조형 언어로 사진에 접근하는 데 매력을 느꼈다"며 "이런 예술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설명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민 학예연구사는 "작가의 고향 대구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 30여 년간 우직하게 이어온 예술 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조형사진을 통해 빛의 지각을 경험하고, 보이는 것 너머의 시각적 근원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10월18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h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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