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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소송도 각오"19금 정치풍자전으로 돌아온 '오월화가'

2019.09.20

[뉴스1] 허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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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화가'에서 '박근혜 풍자화가'까지…작가 홍성담
"부패한 사법권력, 비열한 남성권력 고발하고 싶었다"

19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한 관람객이 홍성담 19금 정치풍자전의 작품 '똥침'을 관람하고 있다.2019.9.19/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부패한 사법권력과 비열한 남성권력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풍자 그림으로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오월화가' 홍성담 작가(65)의 '19금 정치풍자전'이 19일 광주 동구 소태동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열렸다.

홍성담 작가는 1980년대 광주항쟁연작 판화를 제작하며 '오월화가'로 불리기 시작했고 1989년에는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사건으로 구속돼 '통일화가', '간첩화가'로 불렸다.

최근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산그림 '골든타임'과 그를 최순실과 국정농단 세력의 허수아비로 풍자한 '세월오월'을 발표했다. 홍 작가는 그를 둘러싼 많은 수식어에 대해 "나는 풍자화가가 아니라 직설을 좋아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19일 오후 <뉴스1>과 통화에서 홍성담 작가는 "나는 원래 풍자화가가 아니다. 하지만 이왕 '풍자화가'로 불리게 된 것, 정치풍자화의 정점을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성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혁명으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뜨거웠던 2016년과 2017년에 집중적으로 작업한 19점의 작품 중 100~500호 크기의 대형 풍자화 13점을 선보인다.

우리나라 우익인사와 부정부패 정치인, 기업인들을 풍자한 6점의 작품은 전시하지 않기로 했다. 표현의 수위가 높아 불필요한 논란이 무성해지면 전시회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홍 작가는 "2년 동안 그림을 발표하지 않고 묵혀뒀다. 굉장히 발표를 주저했고 다른 어떤 전시 때보다 긴장된다"며 작품을 발표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풍자 그림으로 총 3번 법정에 섰다.

19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홍성담 작가의 정치풍자화 '재봉사'를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2019.9.19/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풍자그림으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소송에 법원의 판결은 '혐의 없음'이었다. 그는 작품 공개로 '긴장하고 있다'며 심경을 전했지만 역대 대통령들을 한 그림에 담은 대표작 '똥침'을 소개하며 "소송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담 작가는 "사실 각종 논란과 소송으로 마음 고생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맘에 들지 않으면 소송걸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면 '나는 그 그림을 둘러메고 법원으로 가겠다'는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사법권력과 남성권력의 비열함을 고발하고자 했다.

그는 "남성권력과 전쟁의 문제, 남성권력의 아주 비열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법권력. 법치국가에서 사법권력이 부정부패하면 서민들은 기댈 곳이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사법권력의 부패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작품에서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한 홍 작가는 "이번 전시에선 크게 논란이 우려되는 작품은 없다. 하지만 만약 (여성 비하) 논란이 있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내게 그림 그리는 시간은 자기성찰의 시간이었다. 나와 더불어 남성들도 성인지감수성을 배워야 한다. 극심한 가부장적 사회인 한국에서 자꾸 젠더감수성, 성인지감수성 등의 문제가 일고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려되는 작품이 없다고 했지만 또 여성의 입장에선 다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 작가는 "광주 시민들이 붙여주신 '오월 화가'라는 수식어를 가장 좋아한다"며 자신을 '오월화가'로 불러달라고 말했다.

이어 " '오월 화가'라는 수식어는 나에게 명예이기도 하며 멍에이기도 하다. 오월화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임감을 갖고 평생 지켜할 일이 있으니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드나. 하지만 그런 명예 아닌 멍에 때문에 역사의식을 곧추세우고 작품 활동에 매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정치풍자전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홍성담 작가는 "이제 포르노그래피로 정치풍자화의 정점을 찍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한다. 이번이 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제 한국의 천박한 자본주의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그림들을 그리고 싶다"고 전했다.

성인만 관람이 가능한 '홍성담 19금 정치풍자전'은 다음달 20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오월화가' 홍성담 작가의 '19금 정치풍자전'이 9월19일부터 10월20일까지 광주 동구 소태동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열린다.2019.9.19/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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