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박정환
2015.12.08
[뉴스1] 박정환
신미경, 권대훈, 배찬효 단체전 '엔카운터' 전시 전경 © News1
영국 런던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동문인 신미경(48), 권대훈(44), 배찬효(40) 등 3인의 단체전 '엔카운터'(Encounter, 조우)가 열린다.
오는 11일부터 2016년 1월 22일까지 서울 강남동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신미경의 '번역' 연작과 권대훈이 기다림의 순간을 잡아낸 조각작품 그리고 배찬효가 여장남자로 분장해 동화 속 장면을 패러디한 사진 등을 선보인다.
신미경은 비누의 작가다. 그는 일상생활에 쓰이는 비누를 원료로 국보급 중국 도자기를 본 뜬 작품을 제작했다. 작가는 하나의 문화가 다른 문화권에서 재현해가는 과정에서 완벽한 이해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번역'이라 명명된 이 연작들은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실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도자기를 유럽 수출용으로 제작했던 것에 착안했다. 반면에 유럽인들은 이 도자기가 실생활에 쓰이는 것으로 착각해 실생활에 사용하려고 시도했다.
권대훈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는 극히 짧은 순간의 정서를 조각에 담아냈다.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는 사람에게 창틀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순간이나 바닥에 떨어진 우편물을 줍다가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놀라는 순간 등이 그것이다.
권 교수는 7일 박여숙화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찰나'의 느낌을 시각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아크릴물감으로 실제보다 명암을 부각시켜 조각품을 채색했다"고 말했다. '찰나'란 불교에서 최소단위의 시간을 나타내는 말로 1찰나는 75분의 1초를 뜻한다.
배찬효는 동양인이 서양에서 느낀 정체성의 혼란을 동화 속 장면을 재현했다. 작가가 공주로 분장해 '잠자는 숲속의 공주' '미녀와 야수' 등의 한 장면을 연출해 사진으로 촬영했다. 작가는 여장남자의 어색함이 이제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서구문화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로 발전시키고자 제작했다.
이들은 영국 런던대 슬레이드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동문이며 2004~5년 동안 함께 작업실을 꾸려 작업했고 이후 국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신미경은 이후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Translation(트랜스레이션) 프로젝트와 런던 헌치오브베니슨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0-12년 런던 사치갤러리의 코리안 아이 전시에 참여했고, 2012년 공공 프로젝트를 런던의 케빈디쉬 광장, 대만 현대미술관에서 진행했다.
권대훈은 2011년 런던 로얄 아카데미 썸머쇼에서 최고의 조각가 1명에게 주어지는 '잭 골드힐 조각상'(Jack Goldhill award for Sculpture)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로얄 아카데미 썸머쇼는 1789년부터 매년 여름에 이뤄지는 전시로서,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전시이며 또한 미술계뿐 아니라 일반인 방문객이 가장 많은 전시로서 그 위상을 갖고 있다.
배찬효는 2010-12년 런던 사치갤러리의 코리안 아이 전시에 참여했고, 쿤스트할레 비엔나 뮤지엄, 산타바바라 뮤지엄 전시를 비롯한 국제적인 전시에 다수 참가했으며 2011년 파리의 사진 비엔날레에 초청되기도 했다.
무료. 문의 (02)549-7575. 다음은 주요 작품 이미지다.
'엔카운터' 전 중 신미경 작 '번역'연작들 (사진제공 박여숙 화랑)
'엔카운터' 전 중 권대훈 조각작품 (사진제공 박여숙 화랑)
'엔카운터' 전 중 배찬효 사진작품 '미녀와 야수' (사진제공 박여숙 화랑)
박정환 기자(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