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에서는 5월 17일부터 6월 18일까지 손장섭(b.1941, 완도) 개인전 ‘손장섭: 역사, 그 물질적 흔적으로서의 회화’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손장섭의 2000년대에 제작한 신목(神木) 시리즈와 자연 풍경화를 중점적으로 조명하고, 이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되는 과거의 역사화를 함께 전시하여 손장섭이 한평생 쌓아온 화업의 전모를 보여주는 전시로 꾸몄다. 손장섭이 오랫동안 다루고 있는 신목과 자연 풍경은 민중의 삶과 역사가 전개하는 터전이자 그 역사가 배어있는 환경이기에 민중 미술의 정신을 가장 본질적으로 담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손장섭이 발언하고 실천하는 그만의 방식을 만날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손장섭만이 지니고 있는 파스텔 색조의 오묘한 색채 사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학고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상업 화랑으로서는 처음으로 민중미술을 집중 조명하는 노력을 해왔다. 오윤, 신학철, 강요배, 이종구 등 민중미술 대표 작가들의 전시를 열었다. 최근에는 주재환 개인전(2016), 신학철, 팡리쥔 2인전(2016), 손장섭 개인전(2017)을 열었고 올 하반기에는 송창 개인전(2017)을 열 계획이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 중 하나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기록하고 그에 대한 기억을 영속시키는 것이다. 그것을 통하여 과거의 부조리한 부분을 반성하고 미래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학고재는 이와 같은 전시를 통해 민중미술이 그려나가고 있는 시대의 풍경과 성과를 선보이고 작품의 가치를 더 깊고 넓게 살펴보고자 한다.
손장섭은 ‘현실과 발언’ 창립 동인이자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초대 회장으로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끈 작가다. 최근에도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그룹 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러나 80-90년대 작품과 근작을 아울러서 회고전 성격을 띤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