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갤러리에서는 김병진 작가의 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오는 2018년 6월 20일부터7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철을 소재로한 감각적인 오브제를 선보여왔던 그는 이전까지 보여준 강한 색감과 특정 단어의 반복을 통한 직설적인 표현 방식과는 반대로 ‘사랑’이란 주제를 한층 더 성숙된 시각으로 재해석한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내 ‘사랑(LOVE)’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사랑한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한 나는 오히려 원색의 직설화법으로 그동안 말해오고 있었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표현하며 감정을 숨겨 왔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랑’에 대한 표현이 서투른 것보단, 세상이 공유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그때는 더 편했다. 하지만, 타인들의 언어로 가득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중년이 된 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 편하게 꺼내보려 한다.
-작가노트 중-
김병진 작가는 차가운 철이라는 소재 속에서 ‘사랑’이라는 따뜻한 주제를 끌어낸다. 기존 작품에서는 경쾌한 색감의 철재 선으로 특정 단어나 알파벳을 하나의 단위로 반복하여 하트, 사과, 미키 마우스 등 친근한 형태를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의 신작에서는 ‘L’, ‘O’, ‘V’, ‘E’ 단어를 서로 비틀고 뒤집어 접합하여 시각적으로 바로 인지하기 어렵게, 단어 전체가 마치 하나의 패턴이나 텍스처처럼 표현된 또 다른 철재 캔버스를 제작해낸다. 이 철재 캔버스를 바탕으로 기본 도형의 모양을 변형한 형태의 오브제에 이전 작업들에서 사용해온 원색적 색감과는 반대로 철재 고유의 은은한 빛을 살려낸다. 반복과 충돌을 연상시키는 비틀리고 꼬인 얇은 철재 선 사이로 비치는 투명한 공간과 원색의 작은 조각들로 구성된 또 하나의 레이어는 차가운 철이라는 소재에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중년이 된 작가의 편안하고 은은한 ‘사랑’에 대해 말해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품은 조각의 반복적 행위와 회화의 즉흥적 표현 모두를 담고 있다. ‘ 숨겨진 이야기’ 에서는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양식을 찾기 위한 폭넓은 작업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동시에, 자기 고백적인 메시지가 담긴 ‘사랑’에 대한 미묘한 감정 변화를 보여준다. 은은한 빛깔의 철재 선들의 겹침과 그 사이로 비치는 투명한 공간을 통해 관람자들은 자신의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