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두앙 르봉은 서울에 연합 갤러리 오픈 이후 첫 전시로 10월 8일부터 11월 5일까지 블라디미르 스코다(Vladimír Škoda)의 전시 DARK MATTER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블라디미르 스코다의 한국 첫 개인전으로 1995년 부터 2016년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조각 10여 점, 드로잉 10여 점을 선보인다.
블라디미르 스코다는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러한 그의 조형 세계는 우주에 관한 관심에서부터 비롯되었는데, 어릴적 수학과 물리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며 성장한 스코다는 과학자, 물리학자들을 자주 만나면서 코스모스(우주 질서, COSMOS: 그리스어로 “질서 있는 세계”)에 더욱 흥미를 가졌다. 작가는 그의 작품이 놓여진 공간, 관객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근원적으로 우주 질서와 순환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이는 마크로코즘과 미크로코즘(macrocosm and microcosm, 대우주와 소우주) 개념 안에서 해석되기도 하는데, 대우주를 우주로 보고 소우주를 사물, 혹은 인간으로 보았을때 그의 작품은 세계를 비추는 거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코다는 작품의 재료적 측면에서도 깊이 있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작품의 주 재료는 철(iron)과 강철(steel)로 1975년부터 지금까지 재료들을 제련해 오면서 구, 피라미드 등과 같이 단순한 모양들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는데 주력했고, 1991년에는 미러 표면과 구형 조각 그리고 추를 소재로 만든 작품들을 선보였다. 철과 강철을 다루면서 금속과 다양한 기계를 다루는데 능숙해진 작가는 작업시 충돌, 자기, 극성을 이용하기도 하고 혹은 조명과 빛을 통해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스코다에게 ‘구’ 형태는 관객 그리고 공간과 작품 사이의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이를테면 완벽한 구형의 매끄러운 표면은 예술 작품으로서 정확한 형태를 보여줌과 동시에 표면에서 비추는 반사 작용에 의해 우리에게 뒤바뀐 외부 세계의 이미지를 전송해준다. 특히 그의 오래된 연마에 의해 생성된 오목하고 볼록한 형태의 표면에서 비추어지는 주변의 왜곡된 이미지는 관객들에게 움직임에 대한 무한대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지속적인 연구와 관찰 그리고 실험을 통해 재료의 본질을 탐구하고, 작품에 우주 만물의 질서와 실체를 투영시키거나 반대로 작품을 세계를 비추는 거울로서 묘사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스코다의 한국 첫 전시가 기대된다.
블라디미르 스코다는 에꼴 데 보자르(École National Supérieure des Beaux-Arts)와 국립 파리 아르 데코라티프(École des Arts Décoratifs)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파리의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와 파리 시립 근대 미술관(Musée d’Art Moderne), 프라하의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드레스덴의 보헤미안 갤러리(Central Bohemian Gallery in Kutná Hora (GASK))와 갤러리 뉴 마이스터(Galerie Neue Meiste)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프랑스, 벨기에, 독일, 체코 등의 주요 공공기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올해 2016년 블라디미르 스코다는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