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 )
『조선 막사발과 이도다완』(한길아트, 2012)의 저자 정동주 선생은 “훌륭한 미술품은 생명력을 지닌 것이며, 생명력은 미술품을 창안해낸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될 때 가장 빛난다.”라고 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가는 “찻사발은 작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작가가 만든 도화지 위에 사용하는 분들의 시간과 차에 의한 사유를 그려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에 의해 사용됨으로써 완성된다는 생각을 가진 작가의 찻사발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관객과 소장자에게 제공할 것이다.
김종훈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8년 단국대학교 도예학과를 졸업했다. 가나아트센터(서울), 여주세계생활도자관 반달미술관(서울), 갤러리 조유사(일본), 갤러리 소무시(일본), 라오구 스튜디오(베이징) 등 한중일 삼국을 오가며 개인전을 열었다. 이천세계도자센터(이천), 우리그릇 려(서울), 청주시한국공예관(청주), 갤러리 교우에이-가마(일본), 아크로스 후쿠오카(일본) 등이 개최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 작가 노트
김종훈
나는 도자기를 빚는다.
빚어진 모습 속에 나를 담으려 한다.
아니 어쩌면 그 안의 모습에 자연의 마음을 담으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도자 작업은 항상 갈증과의 즐거운 놀이다.
그 여정 속에서 나는 잃어버렸던 나의 본 모습을 찾아간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인식의 통로를 거쳐 무언가를 깨달아, 그 무언가를 그려내고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작가는 새로운 감각과 사유(思惟)의 폭을 비로소 자기 자신의 것으로 체화 한다. 이것이 나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일까.
순수한 사유로 만들어진 작품은 보고 쓰는 이들에게도 자신의 사유를 그려 넣을 좋은 캔버스가 된다. 좋은 캔버스, 즉 작품은 많은 작가의 사유의 입자들로 만들어진 고해상도 TV 패널과도 같은 것이다.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는 문화는 작가나 수용자에 의해 사유의 팽창이 계속되는 장르일 것이다. 더 이상 서로에 의한 인식의 확대가 불가능해진다면 그 문화는 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될 수밖에 없다. 나는 만드는 작가, 사용하는 차인으로서 더 넓고 깊은 경험의 과정과 축적된 시간을 찻사발에 담아내려고 한다.
나의 찻사발. 나는 오랜 시간을 거쳐 이미 수많은 찰나의 사유를 포함하고 있는 정호찻사발을 만든다. 나는 먼저 만든 이와 쓰는 이, 작가와 다인(茶人)의 사유를 통한 공감대를 느껴보려 했다. 이 과정과 결과를 담지 않으면 정호라는 찻사발의 장르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저 옛 찻그릇의 복제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옛 도공과 다인의 생활을 이해하고 나의 것으로 체화하기 위해 일본의 많은 조선 정호찻사발 전시회를 찾아갔다. 그것을 바탕 삼아 흙을 찾고 만들며 얻어진 질문들을 가지고 다시 전시장에서 답을 얻는 과정을 거쳤다. 동시에 찻사발을 주로 사용했던 일본 다도를 공부하며 그곳에서 옛 다인들의 사유를 찾아보려 했다. 물론 항상 올바른 사유만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그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거듭해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나의 생각과 작업 간의 일체성을 찾아갔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지금까지의 찻사발 감상과 만들기를 통해 얻어진 풍부한 물질의 이해와 과거 많은 다인들의 찻사발을 통한 생각들을 그려보려 했다. 나에게 각각의 경험으로 나눠져 있던 흙, 물레질, 유약, 불, 다도, 시간, 좌절, 희열들을 하나의 찻그릇에 오롯이 담아내고자 했다. 이 그릇을 쓰는 이들의 다양한 정감이 내가 담아낸 생각들 위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켜켜이 쌓여가기를 염원해본다.
- 작가 약력
김종훈
1972 서울 출생
1998 단국대학교 죽전 캠퍼스 도예학과 졸업
개인전
2020 춘추 IV. 황중통리黃中通理: 김종훈 도자, 학고재, 서울
2019 차(茶)사발속에 춤추는 삶, 노영희의 그릇, 서울
2018 나의 정호다완, 갤러리 조유사, 나라, 일본
류광이채(流光异彩), 라오구 스튜디오, 베이징
2017 나의 정호다완, 사와다미술, 히로시마, 일본
설우요 김종훈 다완, 갤러리 오무향, 여주
김종훈 다도구, 갤러리 조유사, 나라
정호다완, 갤러리 소무시, 교토, 일본
2016 김종훈 다도구, 라오구 스튜디오, 베이징
2015 한국생활도자100인 – 한국의 찻그릇 파트 Ⅱ: 온고지신, 여주세계생활도자관 반달미술관, 여주
2014 대기만성(大器晩成), 갤러리 서촌재, 서울
2013 나의 정호찻사발, 갤러리 소무시, 교토, 일본
2010 다색(茶色),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9 나의 찻사발, 갤러리 소무시, 교토, 일본
2007 차(茶) 그리고 화(花),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03 장작가마 찻그릇 – 차(茶) 그리고 화(花), 토아트 갤러리, 서울
주요 단체전
2020 자아도취, 노영희의 그릇, 서울
2019 일차일반(一茶一飯), 라오구 스튜디오, 베이징
2017 다톡(茶 Talk), 노영희의 그릇, 서울
여주국제도예작가협회전, 여주세계생활도자관 반달미술관, 여주
2016 티타임, 갤러리 단디, 서울
2015 달빛 머금은 향기 아래서 그대를 품다, 대백프라자갤러리, 대구
생활의 발견 도(陶):도(圖), 갤러리 3, 서울
제8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워크숍 – 10 데이즈, 갤러리 LVS, 서울
2014 제11회 여주도회가회전, 여주세계생활도자관 반달미술관, 여주
2013 도예, 다多, 두원아트센터, 부산
2012 어울림: 김종훈, 문지영 도예, 갤러리 청담, 청도
생활의 품격, 롯데갤러리 광복, 부산
우리는 도코나메로 간다, 도코나메 도자축제장, 도코나메, 일본
남한강 젊은 작가 도예, 여주세계생활도자관 반달미술관, 여주
2011 제6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워크숍, 갤러리 도도, 광주
6인 6색, 갤러리 도도, 광주
도자의 미: 시선이 머물다, 목금토갤러리, 서울
2010 각양각색(各樣各色), 갤러리 다운재, 울산
2009 제10회 한일 도예작가 교류전, 벡스코, 부산
제10회 여주도예작가협회 정기전, 여주엑스포 전시장, 여주
우리는 도코나메로 간다, 갤러리 교우에이-가마, 도코나메, 일본
도자 색(色)을 품다, 이천세계도자센터(이천세라피아), 이천
차 한잔에 깃든 행복,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8 제9회 여주도예작가협회 정기전, 토포하우스, 서울; 여주엑스포 전시장, 여주
도자&인테리어, 여주엑스포 전시장, 여주
제9회 한일 도예작가 교류전, 아가노 갤러리, 후쿠오카, 일본
커플공방, 한향림갤러리, 파주
2007 제8회 여주도예작가협회 정기전, 공예갤러리 나눔, 서울; 여주엑스포 전시장, 여주
제8회 한일 도예작가 교류전, 봉산문화회관, 대구
2006 제7회 한일 도예작가 교류전, 아크로스 후쿠오카, 후쿠오카, 일본
찻그릇, 가나아트센터, 서울
대한민국 다기대전 – 천년의 혼, 숨 쉬는 다기, 청주시한국공예관, 청주
조화(調和) – 김종훈, 문지영 그릇,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05 차 그리고 꽃, 공예갤러리 슈, 교토, 일본
제6회 한일 도예작가 교류전, 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 공보문화원, 서울
2004 도자 3인, 산아트갤러리, 청주
제5회 한일 도예작가 교류전, 아가노 갤러리, 후쿠오카, 일본
주(酒)기,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오후의 티타임, 우리그릇 려, 서울
2003 수(水), 세라믹 요, 서울
제4회 한일 도예작가 교류전,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서울
도자 4인, 갤러리 몬티첼로, 양평
4F – 페스티벌,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여주
장작가마 찻그릇, 통인화랑, 서울
주전자 주전자,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불우이웃돕기 도자 바자회,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2 이 그릇에 당신을 담습니다, 갤러리 몬티첼로, 양평
2001 장작가마 찻그릇, 통인화랑, 서울
1999 회복, 호산아트센터,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