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 )
김호득은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중학교에서 미술반 활동을 했다. 중학교 2학년을 마친 후 상경하여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진학했다. 학부에서 서양화와 동양화를 두루 공부했지만 결국 동양화를 선택했다. 당시 화단에 성행하던 단색 위주의 서양화 화풍에 회의를 느낀 것이 주된 이유였다. 서양화를 하려면 유학을 다녀와야 한다는 부담감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1975년 학부 졸업 후 1985년에 동 대학원 동양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내린 결단이었다.
김호득은 스스로를 ‘경계인’으로 본다. 작품과 더불어 살아온 인생에 대한 회고다. 학창 시절부터 모임에 속하기보다 주변의 경계인이 되기를 자처해 왔다. 작품 활동에 있어서도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독창적인 길을 구축했다. 김호득은 전통과 현대, 동양화와 서양화, 구상과 추상의 경계선상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대학원을 졸업한 1985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 단체전 동양화 부분에 초대받아 작품을 선보였다. 이듬해인 1986년에는 관훈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금호미술관, 일민미술관, 조선일보미술관, 학고재 등에서 총 35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등 국내 대표적 미술 기관과 파리 소르본성당, 베이징 중국미술관, 프라하국립미술관 등 다양한 해외 기관에서 열린 단체전에 활발히 참가하기도 했다. 제15회 이중섭 미술상(2004), 제4회 김수근 문화상 미술상(1993)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