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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뉴질랜드와 뉴욕, 유럽 등을 오가며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이혜림 작가가 한국의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으로서, 3D 애니메이션 미디어 설치 작품들과 C프린트의 에디션 작품들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서울에서 출생한 작가는 1993년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오클랜드 대학교의 저명한 일람(Elam) 예술 학교에서 인터미디어를 전공한 한국계 뉴질랜드 작가이다.
는 뉴욕, 베니스, 벤쿠버, 바르셀로나, 베를린, 타이페이, 도쿄 등 여러 나라에서 이미 소개가 되고 큰 호응을 얻어낸 바 있는 전시이다. 이 시리즈는 드래곤 ‘YONG’과 여성 캐릭터 ‘TOKI’가 만나 테스토스테론 에너지가 넘치는 환상의 세계를 여행하는 꿈 같은 전경을 보여준다. 디지털 화면을 가득 채운 이러한 과장된 이미지는 환타지적이며 유희적이고도 동시에 장난기가 다분한 어린아이와 같이 해맑은 서사를 연출한다. 그러나 작가는 유머러스함과 향수 어린 감정 이면에 강박 관념과 중독과 같은 환타지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기도 한다.
작가의 3D 애니메이션에서 재구성된 이미지 작업은 관객의 사고를 자극하는 정교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가상현실적 관계의 세계를 다루는 한편, 기존의 사진기술과 광택유리(크리스탈)의 현혹적인 디지털 입체효과를 혼용해 특히 질감 그리고 반사등의 요소를 최적화한다. 이 광택 나는 이미지들의 기저에는 성차별주의에 대한 비판이 깔려있다.
작가는 컴퓨터로 제작된, 진화를 거듭하는 여성 사이보그 캐릭터 TOKI를 통해 여성성, 성형수술, 욕망의 투사, 통제, 기술적 조작과 같은 주제들을 탐구한다. 또한 TOKI를 환상과 성 정체성, 그리고 정체성의 표상으로 활용함으로써 가상 여성의 이미지에 이의를 제기하고, 사이버 페미니즘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첨단 기술과 대중문화와 대화를 통한 작가의 TOKI/사이보그 작업들은 남성 지배적인 사이버 문화, 컴퓨터 게임, 현대적 신화, 그리고 애니마믹스(animamix)에서의 그녀가 말하는 “남근적 동기”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다.
결론적으로는 사이버 문화와 현대의 ‘신화 만들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교차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