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 )
나점수는 시대에 흐름에 따르지 않는 독창적이고 확고한 작품 세계를 지키며 꾸준히 활동하는 작 가이다. 작품들은 나무를 중심으로 돌멩이, 흙, 지푸라기, 석탄, 합성수지, 영상, 모터를 사용한 기계 장치까지 다양한 재료들을 선보인다. 이 재료들의 공통점은 가공의 개념이 아닌 물질의 상태 그대 로써 제시된다는 것이다.
나점수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들이다. 균형을 맞춰 쌓거나 겹 쳐 기대놓은 나무 판재로 이뤄진 추상 조각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어떤 작품은 판재들이 분리돼있는 것이 보이지만, 어떤 작품은 접합 부위가 보이지 않아 통나무에서 얇은 판재가 될 때 까지 깎아 들어간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작품의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표면 뒤편에 숨겨져 있는 어떤 메시지를 어렴풋이 발견할 수도 있다.
작가는 거친 표면을 살리기 위해 수천, 수만 번의 톱질과 끌질을 반복한다. 작품이 품고 있는 작가 의 개념은 숨 쉬기도 힘든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가려져 보이지 않을 수도,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면 그 모든 것을 떠나 작가가 작업을 어떻게 놀이하듯 즐겼는지 느껴보는 것 도 좋을 것 같다. 자신이 느끼는 삶의 속도를 작품을 통해 제시하는 동시대의 현 사회를 보여준다.
<2016년 나점수 작가의 말>
“의미를 찾지 말고, 자연에 있는 물체들이 옮겨져 온 상태(생긴 그대로의 존재) 그대로 보면 보기 가 쉬울 것”, “같은 지푸라기라도 보고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경험에 달려있다. 다만 상태로 보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의미는 생긴다”, “이 흙덩어리에서 물이 마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면, 편견 없이 본질을 볼 수 있다.”
“물질을 긴장 시키면 정신이 되고, 정신이 움직이면 생명 (生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