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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간식행사를 넘어서 : 2010년대 대학 총학생회 아카이브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2019. 11. 6. - 11.17.)

2019.11.10

Writer : byebyesynth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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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9. 11. 6.(수) - 11. 17.(일)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참여작가 강신대, 서희강, 정아람, 조습, 오현경·정이수·최나래


기획 서준영


후원 서울시립미술관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시민큐레이터 전시 기획 공모 사업 선정작입니다.

 

□ 《간식행사를 넘어서 : 2010년대 대학 총학생회 아카이브》는 ‘학생회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지 근 2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지금 2010년대의 한국 대학 총학생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동시대 이슈들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참여 작가들은 2010년대 대학 총학생회를 둘러싼 시대상황·담론을 암시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기획자는 총학생회 관련 기록물을 수집하여 아카이브를 조성한다.

 

□ 본 전시는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96년 연세대 사태, 98년 IMF 이후 변화된 학생운동이 대중문화와 조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2010년대 대학 기업화 이슈가 어떻게 학생사회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는지 살펴본. 두 번째 섹션에서는 2010년대 총학생회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간식행사 주변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달력식 사업'을 통해 살펴본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5명(팀)은 각기 다른 경험, 시선,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2010년대 총학생회와 학생사회를 둘러싼 시대상황·담론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2010년대 총학생회의 현재와 곧 다가오는 2020년대 학생사회의 미래를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섹션 A - 대중문화와 대학 기업화 : 2010년 학생사회의 변화

 

섹션 A에서는 대중문화와 대학 기업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2010년대 학생사회가 어떠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96년 연세대 사태, 98년 IMF 이후 학생운동은 위기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전의 수직적인 운동방식은 대다수 학생에게 반감을 사게 되었다. 구직이 어려워지며 학생들이 사회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간 낭비로 여겨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0년에 등장한 서울대학교 최초의 비운동권 총학생회는 이제 대동제란 이전의 저항 문화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장이라 주장하며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하였고, 민족문화 훼손 및 상업주의를 조장한다는 우려와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에는 큰 논란이 되었지만, 당시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몇몇 대학에서 도입한 대동제 '스타크래프트 대회' 는 학생사회와 대중문화가 조우하는 학생사회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이었다.

 

2011년 서울대학교 본부 점거 사건의 상징으로 <총장실 프리덤>이 회자되고, 점거 중 ‘우드스탁 락 페스티벌’을 패러디 한 ‘'본부스탁 락 페스티벌' 행사가 열러 SNUV가 오프라인 공연을 하는 등 2010년대에 이르자 학생운동이 대중문화와 조우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조습 작가의 <습이를 살려내라>(2002)는 1987년 6월 항쟁에서 희생된 이한열의 걸개그림 장면을 연출한 작품이다. 2002년 6월 월드컵 기간 동안 있었던 개인들의 죽음은 당시 월드컵의 광기 속에서 묻혀버리고 말았다. 작가는 학생운동에 있어 신성화된 이한열의 이미지를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피 흘리는 습이로 연출함으로써 역사를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단주의에 질식된 개개인의 모습을 동시대에 소환한다. 본 전시에서 <습이를 살려내라>는 지도부 중심의 수직적 조직·집단주의적 학생운동 방식이 해체되어가며, ‘자주·민족·통일’이라는 기치를 고수할 수 없게 되고, 학생운동에 대중문화를 수용하게 된 2010년대로의 이행을 암시하 작품으로 호명되었다.

 

동시에 2010년대 대학 주변을 둘러싼 몇몇 사회적 이슈 - 대학 기업화, 구조조정 - 기록물들을 통하여 2010년대 대학이란 어떠했는가 되돌아보고자 한다. 오현경·정이수·최나래 작가의 <고요수업>(2016)은 프라임 사업, 강사법, 미래라이프대학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2010년대 대학의 현장을 보여준다.

 

 

섹션 B - '순수'를 넘어 : 달력식 사업을 통해 본 총학생회

 

섹션 B에서는 2010년대 총학생회가 1년간 무엇을 하게 되는지 ‘달력식 사업’을 통해 그 흐름을 살펴본다.

 

달력식 사업은 일정 주기에 맞추어 학생회의 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1월은 등록금심의위원회, 3월은 신입생 환영회, 5월은 대동제, 4, 6, 10, 12월은 간식행사와 같이 월별로 사업을 정해 놓는 것이다. 관람객들은 달력식 사업을 시각화한 공간과 기록물을 둘러보며 총학생회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체험하게 된다. 동시에 기록물 인근에 제시된 총학생회에 대한 온라인 게시글, 교육부 공문 등을 마주하며 여러 시각에서 총학생회의 활동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5월 인근에 위치한 강신대 작가의 <본격 시대정신 밴드 컨템포러리 – 인터내셔널가(하즈X펄펄 Ver.)>(2016)는 역사적인 기억과 회상은 투쟁해야 할 문제로 연결되지 않고, 기념과 향수할 수 있는 놀이가 되었음을 말하는 작품이다. 과거처럼 대자보를 쓰거나 열사를 추모하는 행위는 이제 사회적인 이슈를 말하기 위해기보다는, 요근래 유행하는 레트로(Retro) 문화의 산물은 아닐까라는 것을 고민해본다.

 

10월 인근에 위치한 정아람 작가의 (2017-2018)은 대학 화장실의 을 누군가 휴지로 막아 놓은 것을 목격한 경험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작가는 이 설치 작업을 통해 관객을 개인 보호를 위한 협력자로 설정하고 여성 개인과 또 다른 여성의 행위를 다양한 층위에서 연결하는 아카이빙 공간을 제시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교차하며 페미니즘이 재도래한 2010년대와 공명하는 이 작업과 함께, 낡은 습관을 해체하는 소수 주체의 다양한 가치가 총학생회와 상호작용하며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학생(회)운동의 전반을 가로지르는 서희강 작가의 <너에게 학생회는 무엇이었니>(2019)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나열함을 통해 2010년대 학생(회)운동에 참여했다면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을 서사한다. 2010년대 학생(회)운동은 무용담으로 채워지기 보다는 상처받았음에도 노력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지지받거나 반대받기보다는 왜 하냐는 말을 듣는 것이 더 익숙한 세대였음을 드러낸다.

 

“순수”를 요구받기도, “순수”에 부합하기도, “순수”를 넘어서기도 하는 총학생회의 활동을 통해 전시 서문에서 제기한 “순수”에 대한 질문이 이 공간을 통해 추후 활발하게 논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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