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낙화인들 꽃이 아니랴'…일흔의 화가 꽃을 응시하다

2018.10.18

[뉴스1] 여태경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한운성 개인전 'FLOS' 이화익갤러리서 31일까지

한운성, 튤립 Tulipa Gesneriana, Oil on Canvas,200x75cm, 2018.(이화익갤러리 제공)

'매듭', '과일' 연작으로 유명한 한운성 작가(72)가 이번에는 거대한 꽃을 캔버스에 옮겼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꽃'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에서는 빠질 수 없는 소재였다. 예술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소재인 만큼 관객에는 그 만큼 새로울 것 없는, 식상한 소재이기도 하다.

한운성 작가는 고전적이면서 다소 식상한 소재인 '꽃'을 가감없이 정면에서 응시했다.

개인전 'FLOS'(꽃)가 열리고 있는 이화익갤러리에서 만난 한 작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소재를 수십개 바꿔왔지만 공통된 주제는 '너의 정체는 뭐냐'이다"면서 "정면을 본다는 것은 나에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사진은 측면을 찍으면 안되는 것처럼 (내 그림은) 일종의 증명사진 같은 것이다. 증명사진의 용도는 결국 '너의 정체가 뭐냐'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사각형 캔버스 중앙에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는 꽃은 '아름답다'라고 표현하기에는 조금은 어색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커다란 꽃의 정면은 오히려 낯설게 보이기도 하고 심지어 약간의 기괴함마저 느껴진다.

한운성 작가.© News1

한 작가는 한편으로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덧없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꽃은 아름다움의 상징이라기보다는 덧없음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름다움의 상징물인 활짝 핀 꽃에 대비되는 말라빠진 꽃을 그려봤다.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는 말처럼 선조들은 낙화 자체도 꽃으로 봤다"고 했다.

시들어가는 꽃의 모습은 서글프면서도 시들어가는 과정까지도 꽃의 진짜 모습 중의 하나임을 환기시킨다.

한 작가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미술평론가 장소현과 리얼리즘 미술에 대해 주고받은 이야기를 엮은 '그림과 현실-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실상'을 펴냈다.

그는 "한국의 리얼리즘은 민중미술, 추상미술은 단색화라고 생각하는 그런 이분법이 싫었다"면서 "2016년 1년 동안 아파 그림을 못그리고 책을 썼다. 서울대 미대 동기인 장소현과 1년 동안 주고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 타일러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동아미술제, 서울 국제판화비엔날레 등에서 수상했으며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1년 정년퇴임했다.

전시는 10월17일부터 10월31까지.

한운성, 라넌큘러스 Ranunculus Asiaticus, 2018.(이화익갤러리 제공)

haru@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