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공권력이 죽이고 기리는 사람들, 주용성 사진전 '애도공식'

2018.09.24

[뉴시스] 조수정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무명인

다큐멘터리 사진가 주용성(29)이 부산 수영동 공간 힘에서 첫 개인전 ‘애도공식’을 연다.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죽음들과 관련한 장소, 사람들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작가다.

공권력에 의한 죽음들이 시간이 흘러 현실의 정치적인 이유들로 공식적인 애도, 추모, 기념의 행사로 다시 호명될 때 그 죽음들이 어떤 방식으로 다루어지고 연출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과연 우리는 사회의 많은 죽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애도하고자 하는지, 그러한 애도의 형식들을 우리는 진정하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질문하고자 한다.

제주의 4월

사진의 불완전함과 허구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사진은 사실성을 담보하지만 현실과 일치할 수 없고 많은 현실 중 일부의 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진가가 보려고 하는 것을 포착하며 그 외의 것들은 프레임 밖으로 밀려나는 ‘사진’은 어떤 부분에서 구성적이며 허구적인 것이 된다.

제주의 4월

이를 토대로 작가는 복잡한 현실의 문제들을 생각할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어낸다. 우회로를 만들어내기 위해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하는데, 분명한 현실의 문제를 다루지만 거짓과 허구적인 것을 오히려 ‘진짜’와 같이 드러내거나 ‘진짜’로 믿고 있는 현실의 이면을 허구적인 것처럼 드러낸다.

열사

전시는 이 두 가지 관점이 뒤섞이며 어떤 것이 진실이며 허상인지 헷갈리도록 만든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현장 사진에 대한 관람자의 기대를 배반하며 길을 잃도록 한다. 현장 사진에서 기대하는 상황, 모습들은 사진에 나타나지 않으며, 오히려 외면하고자 했던 장면들을 포착하여 드러냄으로써 관람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작가가 이러한 허구적인 도큐멘트를 활용하면서 드러내고자 했던 현실은 무엇일까.

발굴

무명인

공권력에 의한 죽음들이 다시금 공식적인 역사로 기록되며 추모되는 과정에서 현실과 어긋나는 풍경들을 사진으로 포착한다.

미군위안부

‘사회의 수많은 죽음들이 산재하지만, 그러한 죽음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태도로 애도하고 있는가? 우리는 애도라는 이름으로 밀려나고 뭉개지는 것들을 외면하고 절차적인 것으로서 애도를 진정하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열사

작가는 이러한 물음들로 아산 한국전쟁 민간인학살터 유해발굴 현장, 4·3 공원, 선감도 유해묘지, 5.18 민주묘지,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 민족민주열사 및 희생자 추모제, 미군위안부 유해묘지 등에서 발견되는 현실 속 비현실적인 장면들을 담아낸다. 사진은 그러한 현실들을 온전히 보여주고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진이 도큐멘트를 담보해야한다는 믿음을 과감히 저버린다. 공식적인 추모, 애도의 형식적인 자리에서 요청되는 태도와는 거리가 먼 장면들을 포착하는데, 그러한 장면들은 현실보다 더 연극적이고, 비현실적인 모습들로 드러난다.

주용성은 상명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제2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최우수상, 2009년 카쉬전 기념 인물사진 공모 대상을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칼럼 ‘타인의 시선’에 사진과 짧은 글을 연재 중이다.

전시는 10월7일까지다. 관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미술 주간 행사 기간인 10월 6, 7일은 10시까지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10월6일 오후 4시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관객과의 대화도 열린다.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