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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아트1 아티스타-22]냉혹한 현실 담은 일그러진 초상...김지훈 작가

2018.03.15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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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훈, 피해자 (Victim), 2014, Mixed media on canvas, 116.8x80.3㎝

“불행한 현실에 억압받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깊은 공허함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인간이 마주하는 혹독한 현실에 주목한 김지훈 작가(28)는 우울한 현대인의 초상을 그린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내면의 어둡고 격한 감정에 휩싸여 있다.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는 인간의 감정의 동요와 내적 갈등을 화면에 담은 것인데, 공허하고 창백한 초상은 보는 이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들의 명확한 시선은 감정동요나 내적갈등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작품 속 인물들을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특별한 존재’라고 표현하는데, 그들의 눈빛에는 ‘삶의 태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삶의 굴곡에서 움푹 패인 곳을 지날 때, 극복하기보다는 마냥 피하고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한 번쯤은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그는 인간의 삶을 ‘일상을 둘러싼 수많은 사건으로부터의 반복’이라고 본다. 수많은 상황에 직면하며 일부는 혹독한 현실 앞에 무력감과 공허함을 느끼며 순응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이에 맞닥뜨리며 저항하기도 한다.

삶을 마주하는 다양한 자세를 보며, 그는 일상의 무게에 짓눌리기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할 대상으로 광대를 선택했다. 자신의 감정과 인격을 분장 안에 숨기고,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하는 광대는 개인성을 상실하고 사회라는 집단과 동일시되어 살아가는 현대인의 특징을 그대로 닮았기 때문이다.

작품 속 광대는 1920년대 미국 서커스 단원들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집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는데, 단순히 실존 인물들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한번 그려진 대상을 즉흥적으로 지우고, 그 위에 다시 형상을 그리는 것을 반복한다.

“순간의 우연이 만들어내는 물성의 흔적들이 은폐되고 드러나는 과정이 여러 차례 나타나는데, 이는 실존과 변형에 대한 의문 자체를 모호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서울=뉴시스】 김지훈, Clown 006, 2012, Mixed media on canvas, 90.9x72.7㎝

표면적으로는 광대라는 대상을 통해 인간이 마주하는 현실과 그로부터 기인하는 상실감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는 실존주의적 접근방식이 내재되어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 누구나 ‘고도’를 기다리며, 그것은 각자 서로에게 다른 의미로 전달될 수 있죠. 저에게 있어서 '고도'란 현재입니다.”

【서울=뉴시스】 김지훈 작가의 ‘SURVIVAL:ISM’ 개인전이 이태원 아트와에서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더 발전시켜 ‘생존’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사건의 흐름에 주안점을 두고 표현하였는데, 원색의 컬러감이 특징적이다.

이태원 아트와라는 갤러리에서 전시를 진행중인 그는 “예측 불가능한, 보장되지 않는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살고 있다는 증거”라며 기존과 다르게 감각 자체를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글 아트1 전시팀.

【서울=뉴시스】 김지훈 작가

◆ 작가 김지훈= △세종대학교 회화과 졸업 후 동 대학원 회화학과 석사 졸업했다. 개인전 5회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 온라인 마켓'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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