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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국제 핫이슈]브라질 국립박물관 대화재…시민들 분노

2018.09.10

[뉴시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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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에서 2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거의 전소했다. 사진은 이날 불길에 휩싸인 박물관의 모습.2018.09.03.

2000만점 유물 대부분 소실된 것으로 추정
리우 올림픽 이후 박물관 예산 대폭 감소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대형 국립박물관에서 2일(현지시간) 대화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은 뼈대만 남긴 채 전소됐고, 유물의 90%가 소실됐다.

80명에 달하는 소방대원이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박물관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소화전 2개가 작동하지 않아 인근 호수에서 물을 끌어와 진화 작업을 벌여야 했다. 불길은 자정무렵이 되어서야 잡혔다.

불탄 박물관 앞에서는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브라질 국민은 정부의 부정부패가 야기한 경제불황, 공공 서비스 예산 감축을 화재의 원인으로 꼽았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인 1818년 주앙 6세 당시 포르투갈 왕이 이집트 미술품이나 공룡 화석 등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건립했다. 화재가 나기 전 이집트 및 그리스·로마 유물을 비롯해 브라질에서 발견된 다양한 화석, 브라질 왕족 유물 등 2000만 점에 달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었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이 보유 중인 최고(最古) 인간 두개골인 '루지아'도 이번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1만20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루지아는 '최초의 브라질인'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4일 화재 잔해 속에서 뼛조각이 발굴돼 일부 유물을 복원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왔으나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대형 국립박물관에서 2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이 거의 전소되고, 2000만점에 달하는 유물 상당수가 소실됐다. 사진은 이 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1만2000년 인간 해골 '루지아'.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 두개골이다. <사진출처:브라질 국립박물관>2018.09.03

박물관의 크리스티 세레주 부관장은 브라질 신문 에스타다우 지 상파울루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화재로 "10% 정도의 소장품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시민 수백명은 국립박물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35살의 고교 역사교사 로사나 올란다는 "화재는 정치인들이 현재 브라질 국민들에게 하고 있는 짓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들은 브라질의 역사와 우리의 꿈을 불태워 버렸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국립박물관은 노후화가 진행돼 관련 공사 필요성이 지적돼 왔으나,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공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마르시오 마르틴스 박물관 대변인은 지난 2013년 13만 달러(약 1억4500만원)이던 박물관 예산은 지난해 8만4000(약 9400만원)까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국립박물관 근처의 소화전 2개는 물이 마른 상태였으며, 내부에는 스프링쿨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인 브라질리안 리포트는 이번 화재가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정권을 흔드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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