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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위작·대작' 논란에 '최고가 경신'까지…2017년 미술계 결산

2017.12.27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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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배용원)는 25년간 위작 논란이 이어졌던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대해 과학감정과 안목감정을 거친 결과 '진품'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2016.12.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홍라희 관장 사퇴로 리움은 전시 중단
고 미술계 '증도가자' 진위 논란 여전

올해는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위작과 대작 논란이 미술계를 흔든 한해였다. 암묵적으로 용인돼온 불합리한 제작과 유통 관행을 돌아보고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터져나왔다.

고(故) 천경자 화백과 이우환 화백 작품들이 나란히 위작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지만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5년 동안 위작 논란에 휩싸인 천 화백의 '미인도'는 지난해 말 검찰의 진품 결론에도 논란에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2월 천 화백의 유족이 고소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명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하고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발표했다.

유족 측은 수사결과에 허점이 많다며 서울고검에 항고했지만 서울고검은 유족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은 검찰의 결정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고 이 또한 기각되자 대법원에 재항고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등 약 40점을 위조한 혐의로 위조화가 박모씨(56) 등 6명을 구속했다. 2016.11.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우환 화백은 천 화백과는 반대로 위작 논란에 휩싸인 작품들은 모두 내가 그린 진품이라며 위작결론을 내린 경찰 수사를 반박했다.

그러나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유통한 위작화가와 화랑운영자 등은 모두 1심과 2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위작과 함께 대작 논란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받았다. '아트테이너' 가수 조영남씨의 '화투패' 그림이 대작 화가가 그린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조씨는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씨는 바로 항소했고 항소심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씨는 조수를 두고 작업하는 게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발언을 해 미술계와 여론의 맹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술계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작품 제작과 유통과정에서 묵혀왔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유통법 제정에 나섰다. 위작죄를 신설하고 화랑과 경매업을 등록제로 운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안'이 26일 국무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국회 통과가 아직 남아 있어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고(故) 김환기 화백(1913-1974)의 1973년작 'Tranquillity(고요) 5-IV-73 #310'(Oil on cotton, 261×205㎝)가 4월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옥션에서 열린 경매에서65억5000만원에 낙찰되고 있다. 2017.4.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천경자·이우환 등 대가들의 위작 논란으로 미술계가 진통을 앓는 가운데에서도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고(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들은 최고가를 경신하며 '김환기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김 화백의 1973년 작 'Tranquillity(고요) 5-IV-73 #310'는 지난 4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65억50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지난해 11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4150만홍콩달러(약 63억2626만원)에 낙찰됐던 김 화백의 1970년작 '12-V-70 #172'를 뛰어넘었다.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1996년작 '스태그'(Stag)도 미술 경매에서 59만달러(약 6억6000만원)에 낙찰되며 10년만에 작가 최고가 기록을 깼다.

지난해 불거져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는 미술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이 국회에 전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시를 주선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고 표현의 자유와 풍자를 넘어선 명예훼손이라는 의견이 맞붙었다.

'미술계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호암미술관 관장의 사퇴로 인한 리움의 전시 중단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미술계의 분석이다.

홍 관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17일 구속된 뒤 '일신상의 이유로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3월 발표했다. 리움은 김환기 전시 등 기획전도 모두 취소했다.

'흉물' 논란에 휩싸여 철거된 서울로7017 개장 기념설치 작품 '슈즈트리'도 우리나라 공공미술 제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3월 6일 관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리움 측은 이날 "홍라희 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 2017.3.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7년간 진위 논란을 이어 온 고려금속활자 101점(일명 '증도가자') 논란도 고미술계를 뜨겁게 달궜다.

문화재청은 지난 4월 "증도가자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부결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지정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문화재 신청자인 김종춘 다보성미술관 대표(한국고미술협회 회장) 등은 '증도가자를 가짜로 몰아가기 위해 음모를 꾸민 세력이 있다'며 문화재청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이 부결된 이후에도 진위 논란은 일단락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2015년 미국에서 환수한 '덕종어보'에 이어 '예종어보' 등 조선왕실 어보 4과가 일제강점기 분실돼 재제작된 사실을 알고도 반년 넘게 감춰 '모조품 어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려금속활자 101점(일명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신청자인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과 남권희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이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최종 부결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4.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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