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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치마 들추는게 예술 체험?…신윤복 '미인도' 수난

2017.08.11

[머니투데이] 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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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살아있다'에 전시된 신윤복의 미인도, 치마 속을 들춰보라는 입체 체험이다, 한 남성이 치마 속을 보고있다(왼쪽부터)/사진=한지연기자

성관념 정립안된 어린이·미인도 처음 본 외국인…"성추행 전시" 비난에 황급히 철거

"치마 들춰 속옷보는게 예술 체험인가요?"

인사동에 위치한 트릭아트 박물관 '박물관은 살아있다'에서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 치마 속을 들춰 속옷을 보게 하는 체험 예술을 전시해 논란이 일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박물관에 이의 제기가 폭발하자 박물관 측은 9일 저녁 황급히 작품을 철거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2014년 3월 개관해 전국 총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트릭아트(체험미술) 박물관이다. '트릭아트'란 과학적인 화법과 특수도료를 사용하여 평면의 그림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입체적으로 그림을 그려 관람객이 체험하게 할 수 있는 전시를 말한다. 가파른 절벽이나 상어의 입 속 등 전시의 특성 상 평면적인 그림뿐만 아니라 실제로 만지거나 체험할 수 있는 소품이나 조형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9일 오후 3시쯤 찾은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어린이 관람객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체험 박물관답게 모든 관람객들이 전시 작품 속으로 들어가거나 전시품을 만지며 관람했다.

문제가 된 작품은 신윤복의 미인도 속 치마를 실제 치마로 구현한 작품이다. 미인도 속 여성이 착용하고 있는 한복치마를 들어볼 수 있게 돼 있는데, 치마를 들춰보면 적나라한 여성의 속옷과 다리 모습이 드러난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인사동 점에서 신윤복의 미인도를 소개하는 안내문/사진=한지연기자

박물관은 해당 작품을 안내하면서 남성 두 명이 치마를 들추며 여성의 속옷을 보고 있는 사진과 함께 '조선 시대 미인의 치마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해당 작품 앞엔 관람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이 몰려있었다.

유치원 원아들과 박물관을 찾았다는 유치원 교사 남 모씨는 "아이들의 경우 성희롱과 같은 성 관념에 대한 가치관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인데, '아이스께끼'와 같은 행동을 가볍게 생각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치마를 아무렇지 않게 들춰보고 있다./사진=한지연기자

박물관을 찾은 대학생 이 모씨(22)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남성들이 치마를 들추고 희희덕거릴 때는 수치심을 느꼈고, 부모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치마를 들어올릴때는 안타까움에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올바른 성가치관 형성을 위해 정부가 발표한 학교 내 성폭력 예방 대책을 보면 '아이스께끼'와 같은 행동도 장난이 아니라 성추행에 해당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당 트릭아트 박물관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작성한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지로 소개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이 곳에서 처음 접했다는 미국인 데니스 씨(26)는 "오늘 작품을 보고 '미인도'가 원래 성인들이 소비하는 콘텐츠인 줄 알았다"며 "마치 성인물같은 콘텐츠를 아이들이 많은 박물관에 전시했다는 것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당시 미인도 작품을 기획할 때 재미요소를 우선시해 고객들이 불편할 수 있는 점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며 논란이 일어난 9일 저녁 작품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란을 계기로 현재 박물관 내 모든 작품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으며, 고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작품은 수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마스코트 '포순이'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는 의경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SNS상에서 논란이 되면서 경찰이 사실과 신원 확인에 나섰다./사진=SNS캡처, 뉴스1

한편 지난 7월엔 경찰청 마스코트 여경 '포순이'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는 의경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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