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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박종우, 6·25 이후 DMZ 첫 민간인···‘비무장지대 GP’ 사진전

2018.06.27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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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박종우(60)의 ‘가드 포스츠(Guard Posts) 비무장지대 경계초소’전이 2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동사진관에서 개막한다.

작가는 2009년 가을, 1953년 6·25전쟁 휴전 이후 최초의 민간인으로 비무장지대 내부로 들어가 모습을 기록해달라는 프로젝트 제의를 받았다. 이때부터 2년 동안 집중적으로, 그리고 다시 5년 간 간헐적으로 DMZ를 주제로 한 작업을 해왔다. 비무장지대에서 마주친 사실과 풍경에 대한 사진 르포르타주다.

이번 전시는 박종우가 그동안 작업해온 DMZ 중 비무장지대 내부 남과 북의 최전방 경계초소 GP에 대한 이야기다.

비무장지대는 ‘비무장’이라는 말 그대로 무장인원이 주둔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정전 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에 들어오는 인원은 자동 소총이 아닌 개인용 소화기 만 휴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남과 북은 모두 DMZ 안에 요새를 만들어 무장인원을 주둔시키고 있다. 정전협정에서는 비무장지대의 출입을 ‘민사행정 및 구제 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한정하고 ‘출입자는 양쪽이 각각 1000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군인 신분의 인원은 들어갈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민정경찰’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은 ‘민경’이라는 이름으로 군인을 투입하고 있다. 결국 남과 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6·25 이후 비무장지대 내부에 무장인원을 먼저 투입한 쪽은 북이다. 북이 북측 비무장지대에 민경초소를 지어 민경대를 주둔시키자 우리도 남측 비무장지대에 GP를 지어 병력을 배치했다.

대한민국의 GP는 직경 100m 정도의 콘크리트 요새다. 3~40명 정도의 1개 소대 병력이 근무한다. 반면 북한의 GP는 구분이 어려운 작은 초소 형태다. 겨우 몇 명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크기로 봉우리나 언덕 위에 달랑 있는 경우가 많다. 북한은 이 작은 초소 아래 지하에 견고한 시설을 구축해 막사, 무기와 장비도 모두 지하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활도 대부분 지하에서 한다.

남과 북의 GP는 엄청나게 가까이 위치한 곳도 많고 대부분 고립된 지역인 데다가 6·25의 격전지였던 탓에 땅만 파면 총알과 포탄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 수색로 근처에서는 대전차 지뢰나 대인 지뢰가 발견되기도 한다. 정해진 진출입로와 인근에 연결된 수색로를 빼놓고는 누구도 다가설 수 없는 위험지대다.

작가는 GP를 ‘비무장 지대에 고립된 섬’이라고 표현한다. 철옹성 같이 견고한 구조물은 3중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긴장이 감돈다. 이를 주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눈에 띄는대로 기록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비무장지대에 대한 사진작업이 과거에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에 대한 즉물적인 기록이야말로 어설픈 작가적 해석보다 훨씬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부터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는 본격적인 화합의 궤도에 올랐다. 박종우가 이 사진을 찍을 당시와는 너무도 다른 ‘평화의 희망’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일은 비무장지대 내 GP 철거라고 말한다.

30일 오후 4시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전시는 7월29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볼수 있다. 월·화요일은 휴관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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