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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한만영 "청색에 매료됐다"···초현실적 청화백자 신작 눈길

2017.10.1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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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production of time-Beveled bottle.2, 2017, Mixed media on Canvas, 117x77x4.2cm

■아트사이드갤러리서 개인전

'오브제 작가' 한만영(71·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도 도자에 빠졌다.

화가들은 대부분 자기에 매료된다. '푸른 점화' 김환기(1913-1974)의 달항아리 사랑은 미술계에 유명하다. 또 근현대 작가 도상봉·손응성을 비롯해 고영훈 강익중 최영욱 구본창등 현대미술 작가들도 달항아리를 화폭에 담아내고있다.

순수백자에 몰두한 화가들과 달리 한만영은 청화백자에 집중한 것이 차이다.

청화백자는 진경산수, 풍속화와 함께 18세기 영정조의 문예부흥기에 꽃을 피웠다. 절제되고 안정된 청색의 발색과 성긴 붓질은 중국 청화백자의 짙은 발색과 기면전체를 덮는 문양에서 풍기는 화사함과는 다른 순수함이 있다.

"청화백자, 청색에 매료되었다"는 한만영이 진짜 청화백자를 만든 듯한 그림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청화백자를 담은 회화등 신작 16점을 내놓은 한만영 개인전이 12일부터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린다.

'한만영의 청화백자'는 저부조로 제작한게 특징이다. 하늘색으로 곱게 채색된 화면의 한 중간에 고정되어 시공을 초월하여 하늘에 떠 있는 듯 초현실주의적 느낌을 자아낸다.

도자기 형상을 저부조로 만들고 표면에 문양을 그린 후, 캔버스에 부착하여 제작한 대형 청화백자 작품이다.

김이순 홍익대 교수는 "조선 청화백자는 특히 문양에 있어 산수는 물론 매화, 대나무, 난초, 국화 등을 그린 간일한 붓질로 표현한 것이 독특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만영은 이러한 조선의 청화백자의 미적 특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평했다.

'진짜 청화백자'같은 그림이지만 극사실 작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왔다. 예를 들어, 화가 고영훈이 세필을 사용해 도자기의 기형뿐만 아니라 문양까지도 극사실적으로 옮겨 그렸다면, 한만영은 청화백자의 화공이 붓으로 도자기에 그린 것과 같은 회화적인 터치로 문양을 그려 넣었다. 대담하고 자유분방한 필치가 살아있다.

【서울=뉴시스】Reproduction of time- Bottle, 2017, Mixed media on canvas, 117x90.7x4.2cm.

시공간을 초월한 듯 입체감을 더하는 작품은 'MDF'덕분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재료와 오브제를 도입하여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모색한다. 한만영의 새로운 재료로 활용한 MDF는 부조로 깎은 후에 채색을 하게 되면 평면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이중적 표현이 가능하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유물들을 비롯해서 MDF로 좀 더 안정된 작품을 제작하게됐다. 그는 그동안 하드보드지에 비천상, 반가사유상, 사모트라케의 니케 등을 꼼꼼하게 조각하여 부조 작업을 했었다.

한만영은 지난 40여 년 동안 동·서양 거장의 작품을 자신의 작업에 폭넓게 등장시켰다.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유물에서부터 르네상스의 걸작품, 18~19세기 대가들의 유명작품, 고구려 고분벽화, 토우, 불상, 조선시대 진경산수화, 풍속화, 인물화, 민화에 이어 청화백자에까지 이르렀다.

【서울=뉴시스】2. Reproduction of time-Magritte garden, 2017, Mixed media on panel(Film mirror_object), 130.3x193.9x10cm

40여년간 일상의 사물들을 모아 과거와 현재를 결합시키는 그는 "오브제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덕분에 쓸모없는 천덕꾸러기 물건들은 화폭에서 신비롭게 부활한다. 그는 작은 기계부속품에서부터 전화기, 텔레비전과 같은 일상적인 오브제를 결합하기를 즐긴다.

특히 ‘거울’은 빼놓을수 없는 오브제다. 나무 상자를 제작하고 그 내부에 거울을 설치한 후 사진이나 오브제를 넣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캔버스 표면에 거울을 부착한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일반 평면거울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필름 미러(Film mirror)를 부착하여 시각적인 유연성을 보이기도 한다.

한만영이 거울을 즐겨 사용하는 이유는 거울의 반사로 인해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동시에 거울에는 관람자의 모습이 반사되기 때문에 관람자가 존재할 때에 비로소 거울이 제기능을 하면서 작품 안에서 의미를 갖게 된다는 뜻이 담겼다.

【서울=뉴시스】Reproduction of time-3_27, 2017, Mixed Media on Canvas, 218.2x290.9x4.2cm

회화-오브제 작업을 통해 시공간의 초월을 보여주는 이번 신작전은 1980년대부터 작업해온 '시간의 복제 Reproduction of time'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오브제와 그림, 차용과 차용속에서 동양과 서양, 회화(평면)와 조각(입체), 구상과 추상, 현실과 비현실, 허구와 실재 등의 경계를 오가는 한만영의 작품세계는 "현실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림과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즐겁게 깨트리는 전시다. 11월 5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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