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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빨갱이' 소리 듣던 날 우리집에서 박사모 달력 발견했다"

2017.11.28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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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연작 '우리집 달력'은 작가의 부모가 거주하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 있는 시골집에서 발견한 박사모 제작 달력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연작 '우리집 달력'이 선보이는 신진작가 기획전 '빙고'가 27일부터 12월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열린다. 2017.11.27/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아트스페이스 풀 신진작가 기획전 '빙고' 中 연작 '우리집 달력'

아트스페이스 풀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인 '풀랩'(PooLAP)에서 선정된 김현태 작가(32)는 2014년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 있는 부모님 댁에 방문했다가 어머니로부터 '빨갱이'라는 핀잔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연작 '우리집 달력'은 김 작가가 부모님 댁 부엌에서 발견한 박사모 제작 달력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그는 27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머니께서 지지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저더러 빨갱이라고 지칭했다"며 "순간 왜 우리 어머니는 '자기자식을 빨갱이라 부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새벽에 물을 마시다 부엌에 걸려 있는 기괴한 느낌의 박사모 달력을 발견하고서 자연스럽게 작업을 시작했다"며 "이 작품은 정치적으로 비판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제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났는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달력에는 박사모가 선정한 박정희 대통령의 명언이 매월마다 적혀 있다. 12월 달력에는 "바르게 살도록 하고 바르게 판단하도록 하고 바르게 행동하도록 하는 무거운 책임이 우리 언론에 있다", 1월에는 "(중략) 우리는 서슴지 않고 조국근대화의 신앙을 가지고 일하고 또 일했다고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게 합니다" 등이 적혀 있다.

김현태 연작 '우리집 달력'은 작가의 부모가 거주하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 있는 시골집에서 발견한 박사모 제작 달력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연작 '우리집 달력'이 선보이는 신진작가 기획전 '빙고'가 27일부터 12월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열린다. 2017.11.27/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연작 '우리집 달력'은 12월부터 1월까지 순차적으로 박사모 제작 달력에 작가의 어머니가 걸어놓은 염주, 복조리, 카네이션이 함께 그려져 있다. 김 작가는 인조바위 제작 아르바이트에서 배운 채색 기법을 적용해 이번 작품을 완성했다.

김현태 작가는 1월이 아니라 12월부터 연도를 시작한 이유에 관해 "보통 요일 순서를 말할 때 월~일요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토요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 않는가"라며 "12월달부터 시작해 순환적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연작 '우리집 달력'이 선보이는 신진작가 기획전 '빙고'가 27일부터 12월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열린다. 이번 기획전에는 김현태 작가를 비롯해 박종찬(30)·엄지은(23)·차슬아(28) 작가의 신작이 함께 전시된다. 이들은 2016년 아트스페이스 풀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인 풀랩에 선정돼 지난 1년동안 큐레이터, 비평가들과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김미정 아트스페이스 풀 큐레이터는 "김현태와 엄지은은 부모 세대와의 단절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했고 박종찬은 자신이 거주하는 군산을 중심으로, 차슬아는 조각에 쓰는 소재를 주제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27일부터 무료. 문의 (02)396-4805.

기획전 '빙고'에 참여한 신진작가 박종찬(왼쪽부터)·차슬아·엄지은·김현태가 27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인 풀랩(PooLAP)에서 선정된 작가 4인의 신작을 선보이는 '빙고'가 27일부터 12월30일까지 서울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열린다. 2017.11.27/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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