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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몽골초원 덮은 눈 보고 눈 뜨다, 이규철 사진전 ‘설리구진’

2018.07.04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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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이규철(50)의 일곱번째 개인전 ‘눈 속에서 참 진을 찾는다’가 5일 서울 논현동 라이카스토어강남에서 개막한다.

이규철은 2011년부터 세 차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북동쪽 75㎞의 테렐지를 찾았다. 몽골의 국립공원이기도한 테렐지는 삼림과 괴석, 강물과 야생화 군락지를 품은 드넓은 초원지대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 중에는 눈 풍경이 많다. 5월 아침, 온통 흰색이 된 설원을 게르(몽골족의 이동식 집)의 문을 열어젖히며 마주했다. 봄에 찾아온 눈, 밤사이 탈바꿈한 풍경은 작가의 가슴을 깊이 건드렸다. 그 곳에 발을 디딜 때마다 우여곡절, 갈망과 깨달음이 뒤얽혔다고 한다.

사진으로 밥벌이한 20여년의 세월, 그동안 그렇게 수없이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그곳에서 “새롭게 눈이 뜨이는 것 같았다”, 눈(眼)을 덮고 있던 막이 한 꺼풀 벗겨졌다.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게 온갖 것들을 찍었다. 긴긴 세월 눌리고 깎인 바위가 침엽수의 날선 바늘잎과 어우러진다. 먹을 것을 찾는 마소가 머리를 깊이 수그려 풀을 뜯는다. 그 사이사이 사람은 걷거나 선 채로 초원의 생태에 익숙한 자세를 취한다. 세상을 덮듯이 내린 눈 위에서 흔들리거나 바스락거리거나 움직이는 초원의 존재들이다. 갈구하듯, 춤을 추듯 셔터를 누르는데 잇달아 질문이 밀려왔다.

‘여기 있는 온갖 것들은 왜 내 앞에 있는가. 어찌하여 나는 이곳에 닿았는가?’

그는 사진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담긴 의미와 그것을 자신이 제대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설리구진(雪裏求真)’, 전시 주제처럼 그는 눈의 표면과 눈의 이면, 덮였을지도 드러났을지도 모르는 진실을 찾고 있다.

작가는 입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병영생활을 역동적으로 담은 ‘군인, 841의 휴가’(2002), 증도의 소금밭에 어른거리는 노동과 생태를 교차시킨 ‘달빛, 소금에 머물다’(2007), 굿이라는 무속의식의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발원과 긴장을 포착한 ‘굿-징소리’(2014) 등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에 실존적 감수성을 부여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전시 개막행사는 5일 오후 6시30분에 열린다. 8월 31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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