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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구름 위인가 바닷속인가…폐집어등이 만든 신비공간

2018.03.26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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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현 개인전 '궁극공간' 전경.(아라리오뮤지엄 제공)

부지현 '궁극공간' 전…건축가 김수근에 영감 받아 작업

발 밑에 뭐가 있는지조차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공간에 물고기를 유인하기 위한 집어등 몇개와 붉은색 레이저 불빛 몇 줄기만이 놓여 있다.

마치 연극이 시작하기 전 소극장 무대를 연상시키는 적막한 공간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순간 무대를 내려다보는 관람객들을 구름 위로 이끈다.

연기는 마치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모양이 시시각각 바뀌는 구름처럼 서서히 이동하는 집어등과 붉은 빛,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매번 다른 공간을 연출한다.

집어등이 유인하는대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이번에는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 중력을 이탈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을 만들어낸 이 설치작품은 부지현 작가의 '궁극공간'(Ultimate Space)이다.

부지현 개인전 '궁극공간' 전경.(아라리오뮤지엄 제공)

궁극공간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추구한 건축 개념으로 생존을 위한 제 1공간이나 생산활동 또는 경제활동을 위한 제 2공간이 아닌 창작, 명상 등 인간의 정신생활을 풍부하게 해주는 여유 공간인 '제 3의 공간'을 의미한다.

작가는 김수근이 설계한 옛 공간사옥 지하 1층에 있던 소극장 '공간사랑'이 궁극공간의 역할을 한 것에 영감을 받아 전시를 구상했다.

제주도 출신인 부지현은 수명을 다한 폐집어등이나 버려진 생수병 등을 수거해 화려한 샹들리에 등으로 변신시키는 등 버려진 것들, 수명을 다한 것들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왔다.

대학에서 판화를 전공한 작가는 우연히 버려진 폐집어등을 만나면서 10년 넘게 작품에 활용하고 있다.

작가는 궁극공간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시점이라고 말한다. 관람객들은 누워서 또는 앉아서 또는 서 있거나 걸어다니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궁극공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부지현의 '궁극공간' 전은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뮤지엄 언더그라운드 인 스페이스 B1에서 5월 13일까지 이어진다.

부지현 작가.(아라리오뮤지엄 제공)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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