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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사각형 '평면감옥'에서 탈옥해 설치로 넘어갔다"

2017.12.05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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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치미술의 선구자로 알려진 임충섭 작가(77)가 4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기자들을 만나 평면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17.12.4/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한국 설치미술 선구자' 임충섭 개인전 '단색적 사고'

"저는 평면 회화를 그리는 사각틀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캔버스 사각틀이 감옥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개인전은 설치작업으로 넘어가려는 과도기에 제작한 평면작업 20점을 선보입니다."

임충섭 작가(77)가 4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기자들을 만나 "타성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7일부터 2018년 1월7일까지 현대화랑(02-2287-3591)에서 열리는 임충섭 개인전 '단색적 사고'에는 1970~80년대 그린 평면작품 20점과 캔버스의 틀을 변형한 10여 점이 출품된다.

특히, 한국 설치미술의 선구자라고 인정받는 임 작가가 1973년 도미해 10여 년간 그린 초기 회화 20점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평면작품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 "기간을 정해 작품 하나를 완성한 것이 아니며 남 앞에 내보일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틈이 날 때마다 10여 년 동안 그림 위에 다시 그리기를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배재중·고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다가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숙명여고 독일어 교사인 아내와 딸을 남겨 두고 뉴욕 유학길에 올랐다. 임 작가는 "사각의 캔버스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왔는데, 밖으로 나가서 자기반성과 자기혁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서양화 전공이니까 서구 문화 속에서 공부를 해보자 마음먹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현대화랑 2층에 전시된 평면작업은 가까이 보면 조각처럼 울퉁불퉁하다. 작품에는 유학 초기인 1970년대부터 뉴욕에 정착한 1980년대까지 설치작업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과도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그는 "액자를 제작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며 "1980년대 초반을 넘어서야 추상회화를 버리고 설치, 오브제, 영상으로 작품영역을 꾸준히 확장했다"고 들려준다.

"다들 그랬지만 유학생활이 쉽지 않아서 접시닦기, 부두노동, 액자제작 등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다. 힘들었지만 백남준 작가와 이웃해 살면서 창작욕구를 꺾지 않고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전시장 1층에는 그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변형된 캔버스 형태의 작품 1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이 가운데 '잠두마미'는 한자 '하나 일'(一)을 세 번 겹쳐놓은 작품이다. 임 작가는 "서예의 서체가 누에 머리에서 시작해 말꼬리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며 "붓에 먹을 묻혀 글씨를 쓰는 서예의 원리를 흙을 사용해 표현했다"고 말했다.

작가 임충섭은 미국 퀸즈미술관의 공모전과 OK해리스 갤러리의 개인전을 필두로 유수의 미술관과 화랑에서 전시를 했고,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스미소니언 허쉬혼미술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백남준도 그의 작품을 구입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2012년 과천관에서 그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전시회는 무료이다.

개인전 '단색적 사고'는 한국 설치미술의 선구자로 알려진 임충섭 작가가 1970~80년대 미국에서 그린 평면작품 20점과 캔버스의 틀을 변형한 10여 점을 선보인다. 2017.12.4/뉴스1© News1

임충섭 작가(77)의 개인전은 7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열린다. 2017.12.4/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무제-쌉작'은 도미한 임충섭 작가가 1980년에 그린 평면 작품이다. © News1 박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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