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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실향민 염원 담은 강익중 '대형 연등' 템스강에 뜬다

2016.07.1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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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익중, 실향민 어르신들의 그림조각으로 만든 대형 연등, '집으로 가는길'이 오는 9월 템스강에 설치된다. 2016-07-13

실향민 그림 500장 모아 '집으로 가는길' 제작, 英런던 '토탈리 템스' 초대…9월 한달간 설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의 신작 ‘집으로 가는 길(Floating Dreams)’이 9월 한달동안 영국 런던 템스강에 설치된다.

'집으로 가는 집'은 3층 건물 높이의 직육면체(11x10x10㎥) 대형 연등이다. 실향민 어르신들의 그림 500장 (각각 가로70cm x세로 70cm)으로 만들어졌고, 500개의 조명등이 작품 안에 들어있다.

한국 전쟁 중에 고향을 잃고 가족과 헤어진 수백만 사람들의 기억을 담는 가슴 아픈 상징물이자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담은 희망의 작품이다. 작품 위에는 손전등을 든 로봇으로 만들어진 어린이가 서있다. 통일의 꿈을 놓지 않는 실향민 어르신들의 70여년 전 모습을 형상화했다.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강익중 작가는 "실향민의 그림을 모자이크 형태로 담아 연등을 제작했다"며 "80~90대인 어르신들의 그림들은 세상을 보는 창이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올해 20년째를 맞는 런던의 대표적 문화행사인 토탈리 템스(Totally Thames)의 의뢰로 제작됐다. '토탈리 템스'는 전세계에서 200여명의 아티스트들과 퍼포머들이 초청되어 약 68km 길이의 템스강 주변을 문화의 축제장으로 만든다. 2016년 메인 작가로 초대된 강익중은 템스강 위에 작품을 전시하는 유일한 예술가다.

주로 어린이 그림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했던 작가는 애초 계획과는 달리 "허전함이 느껴져 실향민으로 바꾸게 됐다"고 했다. 처음엔 지난해 9월 터키의 해변에서 발견됐던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의 꿈을 담으려 했다.

강익중은 "실향민도 난민이라는 점에서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이 설치작품은 고향을 떠난 모든 이에게 바치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임진강물과 템스강물이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강물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치료의 백신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서울=뉴시스】13일 뉴욕에서 활동하는 강익중 작가가 내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16-07-13

1984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집으로 가는 길’의 작품 제작을 위해 올 초부터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함께 전국을 돌며 실향민 어르신들의 그림을 모았다.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가로 세로 3×3인치의 작은 종이에 고향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80대와 90대의 노인으로 변한 그들은 고향을 그리면서 대부분 아이처럼 울었다고 한다. 손바닥만한 그림 수천 점은 잃어버린 고향과 헤어진 가족에 대한 즐거웠고 슬펐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진달래꽃 만발한 고향 언덕, 무지개가 뜬 동네 개울, 팔베개로 누워보는 고향의 동산, 집 앞 개울가에서 놀던 친구들의 함박웃음, 손자 손녀들에게 전해주는 이야기가 들어가 있고, 혹시 이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고향집의 약도를 그린 것도 있다.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있을 소꿉친구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도 만날 수 있다.

강익중은 어린아이들의 작은 그림을 모아 현대사회와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가로 유명하다.

1994년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과 '멀티플 다이얼로그'전을 열어 '백남준 작가'로 알려졌다.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가하여 특별상을 수상했다.

1999년 이후 부터 아이들의 꿈을 담은 그림을 수집해 모자이크 방식으로 공공미술 설치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2001년 UN본부에서 전세계 5만 어린이들의 꿈을 모은 ‘Amazed World’ 전시를 열어 주목받았다. 2004년 아시아 최대의 인공호수 일산 호수공원엔 149개국 어린이 그림 12만6000점을 모은 '꿈의 달'과 2013년 순천 정원박람회에 어린이 14만5000명의 그림으로 동서를 연결하는 길이 180m의 '꿈의 다리' 를 영구 설치했다.

한편, 영국 런던 템스강에 열리는 행사 기간인 9월 17일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강익중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열린다. 대영박물관에는 현재 강익중의 작품인 ‘12개의 달항아리(12 Moon Jars)’ 와 ‘삼라만상’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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