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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홍가이 "현대예술은 사기다"···22일 출간 기념전 '회귀' 개최

2017.09.0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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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가이 '현대예술은 사기다'

1984년 여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위 예술가가 되어 30년 만에 한국에 처음 돌아오는 길이었다. 김포공항에서 백남준이 내 뱉은 말은 '예술은 사기다' 였다.

그 한 마디는 당시 한국 현대 전위 예술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다. 그 후 국제무대에 진출하는 야심만만한 젊은 한국의 현대·전위 예술인들은 '백남준 키즈(kids)'가 됐다.

'예술은 사기다' 이 말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현대미술 난해함이 극치에 달한 시대기 때문.

이러한 때 백남준의 말을 반증할만한 주장이 나왔다. 이 책의 저자 홍가이 MIT 철학박사는 "서구 현대예술은 사기다"라고 재정의했다. 최근 '현대예술은 사기다'1,2권(소피아 출판)을 출간했다.

홍가이 박사는 "서구에서의 모던아트와 컨템퍼러리 아트의 개념적 구별이 애매한 사전적 번역의 차원으로 수용되어, 한국에서의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의 예술담론의 전개가 정교하지 못했다"면서 "수많은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무비판적으로 서구 중심의 '현대(컨템퍼러리)아트'를 가장 진보한 예술장르 또는 예술행위로 간주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백남준과의 친분으로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 아직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은 백남준 전위예술의 실체를 새롭게 해석했다. 세계 전위예술의 문제와 한국에서의 백남준 예술의 수용을 풀이하는 비판적 해석이다.

‘미디어 아트’와 ‘테크놀로지와 아트’의 이름 하에 백남준의 후예를 자칭하는 한국의 자칭 전위 예술가들이 저자의 특별히 날카로운 비판의 대상이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백남준의 '예술은 사기다'라는 유명한 어록 대신, 하버드 대학의 스탠리카벨이 백남준보다 거의 30년 전에 언급한 “현대 예술의 특수 상황 속에 만연한 사기의 가능성”에서 사기인 것은 ‘예술’이 아니라, ‘현대 예술’이라는 논지를 예술철학적 담론으로 정교하게 정리했다.

또한 컬럼비아대학 예술철학 교수이자 뉴욕의 영향력 있는 '네이션(The Nation)' 지 미술평론가로 활동했던 아서 단토의 '컨템퍼러리 아트'의 이론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특히 서구를 중심으로 글로벌화 되어버린 현대예술문화의 상황을 허무주의로 명명한다.

서구의 허무주의 상황을 가장 진보된 예술형태와 예술담론으로 착각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많은 한국의 컨템퍼리라는 이름으로 하는 여러 종류의 예술행위 및 생산을 치열하게 비판한다.

【서울=뉴시스】현대예술은 사기다

반면, "한국 미술 작가들의 작품에서 서구 현대 미술의 허무주의를 극복하는 새로운 예술성을 간직한 예술생산을 이미 하고 있었다"면서, 이들의 작품 분석을 통해 어떻게 서구식 현대미술에서의 허무주의를 극복할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저자가 주목하는 작가들은 현재 한국 화단에서 꼽는 한국 모던아트의 최고의 거장 리스트와는 동일하지 않다.

그는 현재 한국 화단과 국제 미술시장에서 주가를 올리는 ‘단색화’는 거품에 불과하며, 아예 그런 미술 쟝르는 설득력있는 예술철학으로 제시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대신 저자는 '담화'라는 자생적 한국모던 아트의 예술철학을 제시하면서, 추사 김정희 그리고 윤형근을 담화 작가로 뽑았다.

"우리 시대의 자장 컨템퍼러리한 미술은 ‘동시대에 일어나는 미술행위’가 아니라 우리시대가 요구하는 지금의 시대 상황에 가장 적절한 그런 아트라면, 지금 한국에서 가장 컨템퍼러리한 미술은 이미 작고한 그래서 오래전에 제작된 장욱진의 미술작품들"이라는 논지도 편다.

또한 새로운 ‘정신성’의 ‘의 예술로서 현대적 해석의 무화(巫畵)로 전혁림의 추상회화를 제시하고, 한국의 ‘문인화’를 21세기형 최첨단 예술양식으로 내세우기 위한 새로운 예술철학적 담론의 방법론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서구의 모던아트 –그것이 ‘후기모던’이나 ‘컨템퍼러리’나 ‘신 전위’나 또는 어떤 다른 유행어로 포장 되더라도 서구인들이 파놓은 허무주의의 늪에 빠지는 우를 범하는 것을 멈추"라며 "동북아 고대 선조들의 예술정신을 되찾아 그 예술정신의 불씨를 되살려 동양적 르네상스를 꽃피우자"고 주장한다.

그는 "문화는 삶의 형식(Form of Life,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이고 예술은 바로 그 삶의 형식 속에서 꽃피우는 것이므로 거기엔 더 우월하거나 더 진보된 문화나 예술이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서울=뉴시스】홍가이 박사.

저자 홍가이는1963년 청소년기 한국을 떠나 1960년대의 반월남전 운동, 히피운동, Youth Culture운동 등의 미국사회의 격변기를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녔다. 칼텍, 미시간대학, MIT에서 물리학, 수학 그리고 철학의 학문적 기초를 연마한 저자는 서구문명이 내재적으로 안고 있는 허무주의에 대한 논문을 20대에 박사논문으로 썼다.

미국의 프린스턴, MIT, 와그너멜릴란드대학 유롭분교, 켐브릿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한국에서도 이화여대, 연대정보통신전문대학원, 서울대 미학과, 서울예술대학, 부산의 경성대와 동서대학, 한국외국어대학에서 교환, 객원교수, 해외초빙교수로 강의했다. 한국에서는 공간잡지와 객석에 칼럼양식의 예술, 문화, 연극, 영화, 무용, 미술에 관련된 비평을 연재하여, 책으로 묶어져서 나오기도 했다. 또 정치적 행위의 일환으로서의 희곡쓰기도 하여, 여러편의 희곡작품이 한국, 영국, 미국, 항가리, 독일 등지에서 공연되었다.

그의 'I AM A HIBAKUSHA'(원작.영어 대본, 동경국제연극센터 출판) 이 희곡은 한국에서는 이윤택, 홍유진, 제씨에 의해 연출.제작 된바 있고, 수 많은 대학에서 학생극으로 제작됐다. 'The Unappeaseds: Plight of Korean Comfort Women during Japanese Occupation'은 김석만 연출가에 의해 국립극장에서 의뢰하여 한글로 번역된바 있다. 이 희곡은 1986년 2월 영국의 켐브릿지 대학 영문학부의 학생들에 의해 무대에 올려졌다. 한국에서는이화여대 영문학과 영어원어 연극 제작으로 1990년 공연, 계원예대의 공간연출학과에서도 1997년과 2000년에 공연된 바 있다.

자신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랑자같은 여정은 환갑이 넘어서도 계속되어, 북미와 유럽을 오가며 생활하던 그는 3년전 한국 여성과 결혼, 현재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서울=뉴시스】홍가이 박사 출판 기념으로 '회귀'전이 서울 통의동 팔레드서울에서 9월 22일 개막한다.

홍가이 박사는 "국적을 회복하여 고국에 정착하면서 회귀하고 1988년 공간에서 연 '회귀' 공연이 30주년을 맞는 것에 더하여 현대예술철학적 주제로의 회귀로 두권을 책을 내게 됐다"며 "이번 책 '현대예술은 사기다' 출간을 기념해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축전 대표적 공연물로 제작된 회귀 영상물과 '하바구샤'·'떠도는 혼'등 해외에서 소개된 희곡작품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고 밝혔다. '홍가이의 회귀'를 타이틀로한 전시는 22~24일 서울 팔레드서울 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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