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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문화재청 '모조품 어보' 알고도 반년 넘게 '쉬쉬'

2017.08.18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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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에서 재제작된 모조품으로 확인된 덕종어보가 전시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5년 미국에서 환수한 덕종어보가 1924년 일제강점기 재제작된 모조품으로 확인됐지만 그동안 쉬쉬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덕종어보는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을 통해 최근 환수된 문정왕후·현종 어보와 함께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2017.8.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덕종어보 등 조선왕실 어보 4과 일제강점기 재제작
국립고궁박물관 "지난해 말 성분분석 통해 확인"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2015년 미국에서 환수한 '덕종어보'에 이어 '예종어보' 등 조선왕실 어보 4과가 일제강점기 분실돼 재제작된 사실을 알고도 반년 넘게 쉬쉬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은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 개막에 앞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덕종·예종시대 어보 5과가 도난됐던 사실을 지난해 알게 됐다"며 "분실한 5과는 일제강점기 조선 왕실에 의해 재제작됐으나 이 중 일부를 한국전쟁 등 혼란기를 거치며 또 다시 분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재제작된 어보는 덕종어보, 예종어보, 예종비어보, 장순왕후어보, 예종계비어보 등 총 5과다. 이 중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은 4과를 소장하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 따르면 2015년 환수된 덕종어보가 1471년 제작된 원본이 아닌 1924년 재제작된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환수 이후인 지난해 말 최종 확인했다. 비파괴 성분분석을 해 본 결과, 어보 4과의 아연 함량이 15세기 만들어진 어보 9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박물관 측은 이같은 사실을 올해 1월 문화재청 지정조사위원회에 정식으로 보고했고, 2월 박물관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을 정정 게재했다.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재제작된 모조품으로 확인된 덕종어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5년 미국에서 환수한 덕종어보가 1924년 일제강점기 재제작된 모조품으로 확인됐지만 그동안 쉬쉬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덕종어보는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을 통해 최근 환수된 문정왕후·현종 어보와 함께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2017.8.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 관장은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1924년 당시 신문 기록을 확인한 결과, 예종·덕종시절 어보 5과가 도난됐고, 이를 염려한 순종이 조선미술제작소에 명하여 5과를 재제작하고 위안제를 거행해 종묘에 안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청과 박물관이 덕종어보 환수 당시 진품이라고 주장했던 사실에 대해서는 "환수 당시에는 외형 조사만으로 진품으로 판단했다"며 "종묘로부터 인계받은 어보 3과가 미국에 있다는 덕종어보와 유사해 진품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사실을 숨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문정왕후·현종 어보가 곧 미국에서 환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8월 어보 특별전을 통해 정식으로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이 덕종어보를 비롯해 조선왕실 어보 4과가 15세기 만들어진 원본이 아닌 일제시대 재제작된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반 년 넘게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화재청은 정책 홍보 관련 언론 보도자료를 매일 최소 한차례 이상 배포하면서도 어보 관련 내용은 한번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도난 문화재 환수에 앞장서온 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는 "모조품임을 알고도 진품처럼 발표했다면 거짓말 논란을 피해갈 수 없고, 모르고 있었다면 진품 여부 확인없이 경솔하게 발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19일부터 10월29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Ⅱ에서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을 열고, 지난 7월 초 환수된 '문정왕후·현종' 어보를 비롯해 2014년 해외에서 환수해 온 유서지보, 준명지보, 황제지보 같은 조선·대한제국 국새와 고종 어보 등 조선 왕실 인장 9점, 그리고 덕종어보 등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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