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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박수근 '빨래터'만 9점…진위(眞僞) 누가 검증하나(종합)

2017.10.30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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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빨래터' © News1

예경 주도, 이중섭·박수근 '전작도록' 온라인 1차 공개
정보누락·동일도상 다수…드로잉 수백점은 목록만 공개

"그동안 연구팀에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全) 작품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박수근 수채화·드로잉 수백 점의 경우, 연구팀이 갖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진행된 거라 저작권 문제로 원본이 아닌 목록만 공개될 예정이어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연구 내용에 논란이 되는 부분은 최대한 보완을 할 예정입니다."

'이중섭·박수근 전작도록'이 온라인 상에서 1차 공개된 30일, 예술경영지원센터 한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다. 이중섭·박수근 전작도록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와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가 진행하고 있는 '전작도록 발간 지원 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5년 11월 처음 시작됐다.

예경은 지난 3년 간의 연구 과정을 전작도록 발간지원 사이트에서 공개했다. 예경은 이번 1차 공개에 이어 오는 12월 2차 공개까지 총 두 차례에 걸쳐 연구과정 및 전작도록에 실릴 두 작가의 전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1차 공개된 작품들 중에는 '연도미상' '재료미상' '현소장처 미상' '크기 미확인' 등 작품 관련 정보가 누락된 것이 상당수인데다, 서로 다른 필치의 동일한 도상이 반복된 작품들도 여러 점 목록에 올라와 있다.

예경이 온라인에 1차 공개한 박수근 전작도록 목록 중 '빨래터'. 총 9점이 올라와 있다. © News1

특히 박수근 전작도록 작품 목록의 경우, '동일 도상 반복' 작품들이 많다. 아이 업은 여인이 절구질하는 모습을 담은 동일 도상 작품은 '절구질하는 여인' 혹은 '농가의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6점이, 여인들이 빨래하는 모습을 그린 '빨래터'라는 작품은 9점이 올라와 있다.

또한 위작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박수근의 수채화·드로잉 수백 점은 향후 원본이 아닌 목록만 공개될 예정이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박수근 전작도록에 공개된 작품 목록. 아이를 업은 여인이 절구질을 하는 모습을 그린 '동일 도상 반복' 작품이 '절구질하는 여인' 혹은 '농가의 여인' '일하는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6점 올라와 있다. (출처=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 © News1

전작도록이란 특정 작가의 모든 작품에 대한 연대, 크기, 상태, 이력, 소장처 변동, 비평, 전시 기록 등을 총망라한 자료로, 한 작가에 대한 전체 기록임과 동시에 작품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작품의 진위 시비가 일 때마다 전작도록의 필요성이 언급되곤 했지만, 정부가 주도해서 만들어야 할 정책적 프로젝트인가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전작도록의 저작권이 정부에 있기 때문에, 향후 작품과 관련한 진위 시비 및 법정 소송이 생길 때마다 책임공방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작도록 제작을 맡은 민간 연구팀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도 미술계 일각에서 제기돼 온 터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중섭 작품 285점(소묘 및 채색화 173점, 은지화 53점, 엽서화 58점, 입체 1점), 박수근 작품은 250점(유화 248점, 수채와 2점)을 1차 공개했다.

예경은 지난 3년간 이중섭·박수근 화백에 대한 전작도록 제작을 위해 사업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작가별 민간 연구팀을 컨소시엄 형태로 만들었다. 각 작가마다 3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됐다.

추진위원회에는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뮤지엄 산 관장)를 위원장으로, 김이순 홍익대 교수, 김복기 경기대 교수, 강승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최태만 국민대 교수가 포함됐다.

이중섭 연구팀은 목수현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과 제주도립이중섭미술관을 중심으로 연구원 5명(최열, 전은자, 김유정, 김미정, 신수경)과 연구보조원 2명(이은주, 김명훈)이 팀을 이뤘다.

박수근 연구팀은 서성록 한국미술품감정협회 회장과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이 주축이 돼 연구원 3명(최정주, 엄선미, 김인아)과 연구보조원 2명(이명선, 정경원)이 팀을 꾸렸다.

이중섭 작가 연구팀이 조사한 작품 및 참고자료는 총 692점이다. 1차 공개작품 285점을 비롯해 2차에서는 277점(소묘 및 채색화 122점, 은지화 90점, 엽서화 30점, 출판미술 35점)까지 총 562점의 세부내용을 공개한다.

박수근 작가 연구팀이 조사한 작품 수는 총 897점이다. 이중 세부 내용이 제공되는 1차 공개작품 250점 외에 2차에서는193점(모두 유화)을 공개하고, 수채화·드로잉 454점은 목록만 제공할 예정이다.

예경은 전작도록 연구 과정을 온라인 상에 공개하고, 오는 2018년 1월까지 공개적으로 여론 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그러나 총 1500점이 넘는 작품들에 대한 진위 판가름을 일반 대중에 맡긴다는 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전작도록에 대한 저작권은 향후 예경이 갖게 된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온라인 상에 올라온 그 많은 작품들의 진위를 누가 나서서 무료로 일일이 검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이 작품들에 대한 진위가 제대로 가려지지 않은 채 그대로 정부 전작도록에 실리게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연구 내용은 전작도록 발간지원 사이트(http://www.gokams.or.kr/catalogueraisonne/)에서 확인할 수 있다.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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