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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그가 붓을 들자 사물들이 숨을 쉰다…구자승 개인전

2017.11.0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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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구자승, 꽃이 있는정물, Oil on canvas, 91.0x72.7cm, 2017

■한가람미술관 1,2층에서 개인전…22일 개막

'극사실화 대부' 구자승 화백(76)의 60년 화업을 볼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22일부터 '힘의 응집 리얼리즘'을 타이틀로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1,2층에서 선보인다.

한국 리얼리즘 최고의 작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 화백의 작품은 사진같은 그림으로 정평이 나있다.

절제된 구성과 구도, 소재의 집중화, 동양화의 여백 개념에 근거한 독특한 비움의 표현은 구 화백의 시그니처다.

인물, 정물, 풍경 등을 제한 없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작품세계는 그가 리얼리즘의 달인임을 증명해 준다.

작품에는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내적인 사유를 옹호하는 동양적인 세계관이 드러난다. 그는 화폭에 많은 공간을 즐겨 도입하는데 이는 동양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 개념에 근거한다. 마치 이조 백자의 문양 없는 표피처럼 지극히 단순하며 간결한 이미지는 시간이 흐름이 멈추어 있는 것만 같은 순간을 극대화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프랑스 미술 비평가 호제뷰이어는 “구자승의 그림은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 것 같은 감상을 불러일으킨다”며 극찬한바 있다.

【서울=뉴시스】구자승, 회고, Oil on canvas, 100x100cm, 2017

"어느날 쓸모없이 버려진 나무상자에 술을 채우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술병은 비워져 있다. 물기어린 자갈들을 하얀 보자기에 싸 말려주고 싶다. 담겨져야 온전해지는 것들, 담아야 그릇이 되고, 이름이 되고, 존재가 되는 것들, 그런 떠도는 일상의 사물들에 새로운 이름을 주고, 더 아름답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그들 각자는 이미 생명을 상실했지만, 하나의 그림이라는 공간에 놓여짐으로 의미있는 시적 오브제의 재탄생을 본다"(구자승 작가 노트)

구자승 화백은 홍익대학교 회화과 및 동대학원, Ontario College of Art를 졸업했다. 상명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후 정년 퇴임, 현재 전업작가로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세계리얼리즘 회화전(일본) 외 국내외 500여회의 초대전에 참여했으며, 16회의 개인전, 12회의 부부전 등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모나코 국제현대미술제에서 조형예술상, 파리 Salong Violet에서 은상, 광주 직할시문화상 및 오지호미술상과 올해의 최우수미술인상(2010년) 등을 수상했다.

또한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대통령, 이홍구 국무총리, 한은총재 등 많은 정재계 인사들의 초상화를 제작했다.

【서울=뉴시스】구자승, 와인박스위의 정물 , Oil on canvas, 72x72cm, 2017

구 화백은 여전히 "숨을 쉬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 대상들이 주는 더 미세한 호흡을 찾고 싶다. 마치 그려놓은 대상이 무생물체의 큰 덩어리가 아닌, 무수한 꿈의 파편들이 부서져 그 잔해의 흔적을 극복하고, 온전한 오브제가 되기까지 말이다. 상처 투성이의 아픈 심장을 가진 그 정물들을 나는 그림 속에서 치유한다. 가장 깨끗하고 온전한 것으로 표현되어 새로운 힘을 잉태하고, 다시 하나의 커다란 힘에 응집되는 새로운 조화와 질서 위에 놓여나길 원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스쳤던 사물들이 탱탱해진 존재감과, 정중동(動中靜)속에 진동하는 극사실화 진수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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