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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둥글고 흰 '백자대호' 같은게 없다…노화랑 강민수 '달항아리'

2017.11.0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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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강민수 달항아리전이 노화랑에서 15일부터 열린다. 최근 제작한 달항아리 30여점을 전시한다.

서울 인사동 노화랑이 달항아리 전시장으로 변했다. 둥글둥글 풍만한 모습을 갖춘 하얀 항아리들이 들어차 넉넉하고 풍성한 기운을 전한다.

15일 개막하는 도예가 강민수 개인전 '달항아리전'이 미리 공개됐다. 1,2층 전시장에는 작가가 최근 제작한 항아리 30여점이 선보였다. 노화랑에서 2009년, 2013년에 이어 3번째 여는 개인전이다.

강민수 달항아리 특징은 크고 풍성하다는게 있다. 40cm~60cm가 넘는 항아리, '백자대호'다. 1300도 고온에서 탄생한 항아리는 그의 물레질과 불의 미학이 빚은 신비함이다.

작가는 오로지 달항아리만을 위해 산다. 단국대학과 도예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20여년간 줄곧 달항아리만을 제작하고 발표해왔다.

작업실도 달항아리를 만든 환경에 최적화했다. 전통가마인 오름 가마를 경기 광주 쌍령동 마을 끝자락 작업실 옆 산비탈에 지었다. 내부공간도 겨우 어른 한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작다.

【서울=뉴시스】노화랑 강민수 달항아리전

작가는 "동그랗고 백색으로 형태가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달항아리는 같은 것이 없다"고 했다. 무조건 옛 모습만 따라 만들던 이전과 달리 선조들의 달항아리 제작 기법을 연구해 '강민수표 달항아리'를 탄생케했다.

균형, 비율, 형태에 가장 신경을 쓴다. 물레를 돌려 항아리를 빚어 위아래를 접합해서 말려 초벌하고, 다시 유약을 발라 재벌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어른 몸통보다 큰 항아리를 물레에서 빚고 말리는 것은 힘이 많이 든다. 하지만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는다. 가마에 불을 때는 것도 혼자 하는 작가는 전통방식을 고수한다. 강원도 양구에서 도자기 흙인 백토를 사 그 흙을 공장에 맡겨 정제한 태토를 사용한다. 여전히 조선시대 도공이 하던 과정을 하는 그는 불앞에서 실패도 많이 했다. 불이 조금이라도 사나우면 항아리가 일그러지는 건 예사기 때문이다.

장작을 가마에 넣어 불을 때면 재(티)가 항아리에 앉을 수 있다. 이게 문제다. 흰색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것마저도 마음쓰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할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자신이 할수 있고, 즐거운 마음을 가질수 있는 작업, 그는 불만이 없다고 했다. 장작 가마불 앞에 앉아 "이번에는 또 어떤 새로운 작품이 모습을 드러낼까"며 날마다 설레고 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8일 노화랑 강민수 달항아리전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이 신기하고 아름답다며 항아리 작품을 자세히 보고 있다.

"물레에 흙을 올리고 두 손에 온 신경을 모아서 그릇을 성형한다. 몸도 마음도 하나가 된다. 이런 일을 매일매일 반복한다."

모든 것이 변해가는 세상, 왜 "달항아리만 만드냐"고 묻자, 그는 "그냥"이라고 했다. 사실 좋은 것은 이유가 없다. '그냥' 좋은 것은 본능적인 것이다.

임창섭 미술평론가는 "예술은 행위를 기계적으로 되풀이하지 않고 생각과 행위의 차이를 만들게 할수 있는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에 열려있다"면서 "당연하게 작업하고 있는 강민수의 달항아리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내재성을 원리를 터득한, 내재성과 동일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묵묵하게 항아리를 만드는 작가의 편안한 마음이 녹아있어서 일까. 뜨거운 가마속에서 나온 흰색 달항아리는 달덩이같은 풍성한 양감을 자랑하며 부풀어있다. 전시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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