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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아트1 아티스타-29] 흔한 거리 풍경 그대로 화폭에…김시우 작가

2018.05.0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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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시우, Keep your distance, 2018, Acrylic, black ink on linen, 182x117㎝

일상적 풍경들은 너무 익숙한 나머지 새로운 감흥을 주지 않는다. 그저 삶의 일부이자 매일같이 마주하는 흔한 장면일 뿐이다.

하지만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매일같이 접하는 주변 환경에서도 낯선 면면들을 마주할 수 있다. 작가 김시우(37)는 삶에 밀접하게 연관된 것, 그래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주목한다.

개인전 작품들은 흔한 거리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작품에는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세워놓은 철제 장애물, 커다랗게 쓰인 ‘주차금지’ 표시, 사람 키보다 큰 부식된 철문 등 골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이 그려졌다.

【서울=뉴시스】 밀라노의 비영리 예술공간인 스파지오 돌로미티(Spazio Dolimiti)에서 김시우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중이다.

전시 제목인 ‘Keep your distance’은 현대인의 간극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삭막한 현실을 담고 있다.

“길에서 매일 마주치지만 별 반응 없이 스쳐 지나가는 물체 중 포착된 것이 집마다 내놓은 다양한 주차금지용 물건과 문이었습니다. 사유지 앞의 공간과 행인, 이웃의 시선을 대표하는 오브제들로 타인과의 관계, 이웃 간의 거리감을 나타내고 싶었어요.”

익숙한 주변 환경을 주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잘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내는 것인데, 그는 이러한 과정을 ‘주관적 관점에서 본 객관적 표현’이라고 표현한다.

【서울=뉴시스】 김시우, Gathering, 2016, Acrylic, black ink on canvas, 20x20㎝

“대상을 이미지화하여 머릿속에 저장해 놓습니다. 이를 시각적으로 풀어놓을 때 정작 처음 본 것인 것 혹은 잘 모르는 것 인양 그 순간의 찰나를 잡아내듯이 그리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이 둘 사이 간극을 오가며 즉흥적으로 풀어내는 순간은 묘한 충돌을 일으키며 접점에 다다라 거칠게 표현되거나 혹은 특성이 은폐되어 버리거나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작업의 소재는 옷이다. 작품 속에서 옷은 의자에 걸려있기도 하고, 바닥에 놓여 제멋대로 뒤엉킨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다.

“저에게 옷, 의류 그리고 직물은 항상 매력적인 오브제이자 끌림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그 물성이 다양한 특성을 내포하며 문화와 사회생활 및 개인의 특성과 취향까지 엿볼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잘 알고 좋아하는 것이라 시선이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또는 다양한 실험적 모습과 형태들로 옮겨 담긴듯 합니다. 어떤 때에는 사회 속의 개인을 대리하는 무엇이기도 하고, 얼굴이 없는 초상으로도 담기기도 합니다.”

옷이라는 것은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감추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옷의 양면적 특성에 빠져들었는데, 한가지로 규정되는 것을 거부하는 그의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서울=뉴시스】 김시우, Sadang, 2015, Acrylic, black ink on canvas, 100x80㎝

“감춤과 드러냄의 경계에서 대부분의 개인은 항상 망설이거나 나름의 특정 비율을 맞추려 애를 씁니다. 너무 드러내도 너무 감추어도 안 되는 어느 적절한, 하지만 좀체 보이지 않는 그 경계선에 맞추려고 말이지요. 저는 이러한 양면성의 줄타기를 반복하는 듯 합니다.”

형식적이고 규범적인 것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감을 보이는 그는 감상자에게 정해진 답을 주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관람자에게 ‘사유할 공간’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저의 작업에서 관람자에게 아주 많은 정보를 단번에 드리지는 않아요. 꿈틀대고 흔들리는 물체들 사이로 보이는 빈틈 혹은 한쪽으로 치우친 것들 사이에 드러난 공간 같은 것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아주 가깝고 소소한 것에서 낯섦을 느끼고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면 그것으로 이미 좋은 감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번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며 실험을 이어가는 그는 당분간 이탈리아에 머물며 좀 더 작업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준비과정에 변수도 많았지만, 이탈리아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현지 관람객들이 낯설면서도 비슷한 점이 많다고 공감해 주셔서 이방인인 저로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당분간은 밀라노에서 지내면서 현지에서 새로운 영감과 재료를 찾아 자유로운 작업과 실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추후에는 작업공간 재정비와 함께 좀 더 간결한 표현과 함께 규모 있는 작업을 선보였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글 아트1 전시팀.

【서울=뉴시스】 아트1, 김시우 작가

◆ 작가 김시우= △ 창원대 의류학과 졸업 후 센트럴세인트마틴 패션디자인 스터디 수료했다. 개인전 4회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 온라인 마켓'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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