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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2300명 시민과 만들어 임진강까지" 강익중 설치미술전

2017.09.22

[머니투데이] 구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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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개막한 '강익중 내가 아는 것' 전시장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구유나 기자

공공미술 프로젝트 '강익중 내가 아는 것'…9월22일부터 11월19일까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이 2300여 명 시민과 함께 작업한 작품을 공개했다.

강 작가는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개막한 '강익중 내가 아는 것' 전시장에서 "이번 작품은 한글을 배우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는 것'들을 모은 일종의 '집단지성'"이라며 "10만, 20만, 100만 시민들을 모아 광화문 광장, 임진강 '꿈의 다리'에도 전시해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남과 북을 잇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익중 내가 아는 것'은 시민들이 살면서 터득한 지식 또는 지혜를 3인치 작은 나무블록에 옮긴 작품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미술관 현장 참여, 우편 등을 통해 2300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손글씨를 모았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강 작가의 달항아리 그림이 마침표 역할을 한다.

석굴암을 본뜬 전시장에는 2만5000개의 나무블록이 전시됐다. 강 작가는 "석굴암, 한글, 달항아리는 모두 음양의 조화를 상징한다"며 "한글은 모음과 자음이, 도자기는 아래와 위가 만나 불가마를 지나며 하나가 되는 합일을 뜻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곳에선 다양한 길이와 유형의 삶을 산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5세 아이부터 97세 노인, 그리고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도 참여했다. '폭풍 직전의 하늘은 연한 청록색이다'라는 강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손글씨부터 '얼음과자 맛있다고 한 개 두 개 먹으면 배가 아프다'는 아이의 순수한 깨달음, '대학의 문은 좁고 우리는 뚱뚱하다'는 한 학생의 고민 어린 한 마디까지 다양하다.

강 작가는 "모든 전시의 목적은 '서로 배우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아들을 사고로 잃은 분이 남긴 '한 가지 고마운 일, 눈물은 색이 없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내가 아는 사람의 손글씨를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그 사람의 성향도 엿보이는 듯 하다. 정치인 중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등을 남겼다. 발레리나 서희는 '발레 하면 복근이 생긴다', 배우 이서진은 '락앤롤'이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이외에도 배우 이병헌, 가수 이선희, 드라마작가 노희경 등 익숙한 이름이 많다.

강 작가는 "최근 SNS가 발달해서 남이 쓴 글을 볼 기회가 많은데 정작 '내가 아는 것'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는 것'들을 모으면 결국 '우리는 하나'라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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