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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서울 종로구 창신동 23-617번지, '지금 여기(nowhere)' 젊은 사진가들의 공간이 있다

2015.04.03

[뉴스1] 유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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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장님 코끼리 만지듯© News1

시대적 풍경을 관찰하고, 고민하고, 나누려하는 두 명의 젊은 사진가가 지금 여기,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23-617번지. '지금 여기(nowhere)'는 주차장에서 봉제공장으로, 지금은 사진을 고민하던 젊은 사진가들의 공간이 되었다.

김익현과 홍진훤. 실체도 없는 사진판을 걱정하던 두 명의 젊은 사진가는 더듬더듬 젊은 사진가들을 찾아 개관전을 준비했다. “나는 우연히 삶을 방문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여기”, “ 무(無)에서 무(無)로 가는 도중”, “그리하여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같은 구절로 구성된 심보선의 시 '지금 여기'를 공간 한 쪽 벽에 붙여둔채로.

그들이 만난 젊은 사진가들의 시선은 제각각 다른 곳을 향하고 있지만 서로 충돌하고 교차하고 때론 이어지면서 어렴풋하지만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듯.

윤태준은 자신의 기억을 담고 있는 사물들을 얼려서 사진으로 다시 박제하고 정정호는 얼음이 녹는 장면에서 사(死)에서 생(生)으로 회기하는 윤회를 떠올린다. 김재연은 자신의 어머니의 육아일기를 차용해 작물을 키우고 사랑을 떠올린다. 최요한은 아버지의 물건들을 바라보며 관계에 관해 고민한다. 오보람은 노모차에 의지한 노년 여성의 초상을 담담하게 마주하고 변상환은 오래된 골목 한켠에 놓인 돌덩이들에 빛을 비추고 이름을 부여한다. 유리와는 도심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관찰하며 조재무는 텅 빈 광고판만을 응시한다. 이의록은 민주화 시절 보도사진 속의 익명의 존재들을 소환하고 임태훈은 관광상품으로 개발된 분단의 현실을 바라본다. 임진실은 남에서 북으로 날려 보낸 풍선들에 담긴 삐라와 물품들을 수집하고 김홍지는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물건들과 사람들을 기록한다. 김민은 시위대 채증용 카메라를 반대로 채증하며 사진의 폭력성과 이중성을 폭로하고 허란은 가리왕산의 잘려나간 나무들을 응시하며 강정, 밀양으로 이어지는 중심과 주변부의 간극을 살핀다.

작가들은 제각각의 방식으로 코끼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만진 이것이 코끼리의 모양이라 주장하는 이도 있고, 만져보았더니 이것은 코끼리가 아니라는 이도 있다. 어떤 이는 코끼리 자체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또 어떤 이는 코끼리가 있든 말든 그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묻는다. 중요한 건 모두가 코끼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이 발언자들의 말에 우리가 귀 기울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들의 파편적인 짐작이라도 없다면 우리는 코끼리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장님 코끼리 만지듯

전시제목 : 지금 여기, 장님 코끼리 만지듯

전시일정 : 2015.03.31(화) ~ 2015.04.30(목) / 오후 1시 ~ 7시 /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공간 지금여기 /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23-617번지

참여작가 : 김민, 김재연, 김홍지, 변상환, 오보람, 유리와, 윤태준, 이의록, 임진실, 임태훈, 정정호, 조재무, 최요한, 허란

전시기획 : 지금여기 nowhere
전시문의 : [email protected]

fotog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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