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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당 배정례(1916∼2006) 화백의 ‘미인도’ 작품중 하나 © News1 박진규 기자

"해남경찰 반납과정서 그림작품 10점 분실"
해남군 "작품을 준 적은 없다"

전남지역 한 자치단체가 일선 경찰서의 '요구'에 지자체 소유 그림작품 등 공유재산을 부적절하게 증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경찰서가 이 작품들을 반환하는 과정에서 고가의 작품을 포함한 미술품들이 분실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남 해남지역 시민단체인 '깨끗한 해남만들기 범군민운동본부'는 지난 17일 해남YMC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남 경찰이 업무 관련 기관으로부터 부적절한 물품 제공을 요구한 '갑질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해남경찰은 지난해 9월쯤 경찰서 환경정비에 필요한 사진과 그림을 해남군에 요청, 2차례에 걸쳐 문화관광과에서 보관중인 작품 20여점을 가져와 게시했다.

경찰은 작품중 성인 키 높이의 대형 작품은 경찰서 1층 현관에 비치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복도와 각 사무실 벽면에 걸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여수경찰이 환경미화용 사진의 액자 제작비용을 여수시청으로부터 제공받아 물의를 빚자 해남경찰도 곧바로 일부 작품들을 철수해 창고에 보관했다.

또한 최근 해남 시민단체가 공개적으로 "해남군이 경찰에 상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보관중인 작품들을 수거해 반납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반납은 사진작품 9점에 불과하고, 나머지 그림 작품들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특히 분실된 작품중에는 숙당 배정례(1916∼2006) 화백의 '미인도' 작품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숙당의 미인도 그림은 가로 60㎝×세로60㎝ 크기로 시중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경찰의 한 직원은 "정보과 직원들이 지난해 가을 환경정비를 위해 군청에 작품을 가지러 갔다"면서 "당시 군청 직원의 안내로 지하 창고에서 작품들을 스타렉스 차량에 실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가져온 작품들이 변변치 못하다는 윗선의 지적으로 다시 부군수에게 찾아가 추가로 요청해 작품들을 더 가져왔다"며 "당시 가져온 작품들은 사진과 그림 등을 합쳐 20여점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없어진 '미인도' 작품은 정보과 사무실에 걸려 있다가 직원 A씨가 가져가고 대신 다른 작품을 걸어놨다"고 주장했다.

해남경찰은 자체 조사를 통해 해남군으로부터 받은 사진 작품 9점은 반납했으나, 추가 작품들의 소재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남경찰 관계자는 "직원들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지난해 9월 해남군청으로부터 받은 작품은 사진 9점이 전부"라면서 "미인도 그림은 없었으며, 팀장 A씨가 집에서 가져온 그림 한 점이 사무실에 게시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남군은 경찰이 작품을 가져간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작품 자체를 준 적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해남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지난해 경찰에 준 작품이 하나도 없다"고 부인했다가 최근 일부작품을 반납 받은 이유를 묻자, "해당 작품은 2014~2015년에 경찰이 가져간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창고에 보관중인 작품들은 관리대장에 기입하지 않아 어떤 작품이 분실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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