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현재의 화가 꿈꾸는 '82세 청년' 중국 평화예술가

2018.06.05

[머니투데이] 배영윤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화, 현대미술, 조각, 도예, 공예, 그래픽디자인 등 전방위에서 활동하는 미술계 대가 한메이린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세계순회전 -서울 메이린의 예술세계 격정 융화 올림픽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천, 지, 인, 예 네가지 파트로 나눠 천서, 서예, 동물회화, 동물조소, 암각화, 인체회화, 인체조소, 공예, 도자공예 등으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6일부터 7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2,3층 전관에서 열린다./사진=뉴시스

[피플]중국 예술계 거장 한메이린, 6월6일~7월8일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서 한국 첫 전시

"제가 올해 82세인데 아직도 건강합니다. 시력도 1.2, 1.0이고 올해 아들도 얻었죠."

중국 예술계 거장 한메이린(韓美林) 작가(82·사진)는 자신의 첫 한국 전시 설명에 앞서 체력을 자랑(?)했다. 그가 선수 치지 않았어도 예술에 대한 열정은 20대 청년을 능가한다는 것을 단 몇 분 만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5일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이하 서예박물관)에서 진행된 '한메이린 세계순회전 –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한 작가는 "예술은 세계와 인류에 대해 선(善)과 미(美)를 추구하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섯 살에 서예를 시작, 여든을 넘긴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 중이다. 서화(書畵)를 비롯해 현대미술, 조각, 도예, 공예, 디자인 등 문화 예술 전 영역을 넘나드는 전방위(全方位) 예술가다. 중국 미술계 최초로 2015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평화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자신의 예술세계를 설명하는 모습은 마치 환경운동가 같았다. 사람과 동물, 나무, 바다 등 지구상에 있는 모든 존재가 평등하다고 믿으며 그 신념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말, 판다, 호랑이 등 유독 동물 그림이 많은 이유다.

"동식물 멸종, 환경오염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인간과 다른 사물 간의 투쟁이라고 봐요. 모든 것이 인간들 자신의 것인 양 쓰고 있는데 그런 권리가 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인류 역시 수많은 지구 주민 중 일부죠. 예술가로서 세상에 존재하는 말 못하는 모든 사물을 대신해 이야기하는 작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이번 전시는 6일부터 7월8일까지 '격정, 융화, 올림픽'을 주제로 대표작 300여점을 전시한다. '격정'과 '융화'는 모든 문화와 장르 간 교류를 중시하고 포용하는 작가의 세계관을 의미한다. 올림픽은 작가와 유독 인연이 깊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마스코트 디자인을 총괄했고,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쿠베르탱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여는 전시인 만큼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축하 메시지도 담겼다.

서화, 현대미술, 조각, 도예, 공예, 그래픽디자인 등 전방위에서 활동하는 미술계 대가 한메이린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세계순회전 -서울 메이린의 예술세계 격정 융화 올림픽 간담회에서 자신의 작업 세계를 설명하며 즉석으로 그린 '천산갑'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천, 지, 인, 예 네가지 파트로 나눠 천서, 서예, 동물회화, 동물조소, 암각화, 인체회화, 인체조소, 공예, 도자공예 등으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6일부터 7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2,3층 전관에서 열린다./사진=뉴시스

서화 작품은 화선지 위에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글씨와 선(線), 먹과 안료가 자연스럽게 번짐이 인상적이다. 얼핏 봐선 아무렇게나 빠르게 써내려간 듯 하지만 한글자 한글자 출처와 근거가 있고, 아주 천천히 온 정성을 쏟아 부어 그리고 썼다.

한 작가는 "서양 예술은 에너지를 밖으로 분출하는 방식인 반면 동양의 작품들은 안에서 기(氣)를 불어 넣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동양에 고령의 작가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 이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전시는 2020년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2~3년 앞당겨 개최될 수 있었던 데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도움이 컸다. 한 작가는 지난해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중국 예술가 치바이스(齊白石, 1860~1957) 전시회와 문 대통령 방중 때 김정숙 여사를 만났다. 자신이 디자인한 스카프도 직접 선물했다. 전시 관련 자료와 작품들을 비롯해 이전 전시회들을 직접 찾아 본 김정숙 여사가 '이런 전시라면 빨리 열어 한국 청년들에게 좋은 작품들을 보게 하자'며 전시 준비에 속도가 붙었다.

한메이린 작가의 '쌍마도'(雙馬圖)/사진제공=예술의전당

한한령(限韓令) 이후 아직 한중 문화 교류가 활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중국 대표 예술가의 전시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꽃 피우고 있는 시점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작가는 "중국과 일본 관계가 최악일 때에도 일본 작가들이 중국에서 전시를 했다"며 "내가 중국 정부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한국 청년작가들의 (중국에서의) 전시는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베이징, 항저우, 인촨 등 3곳에 '한메이린예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가로서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 작가는 "건축면적이 약 1300㎡인 베이징 예술관은 지금도 확장 중"이라며 "일부는 잠재력 있는 청년 작가들이 무료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건 언제나 '현재의 화가가 되자'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예술가는 시대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거기에 발맞춰 나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속해있는 이 곳에서, 지금 이 때에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합니다. 인류의 지혜가 폭발하고 있는 빅데이터 시대에 모든 노력을 총동원해야 해요. 동양의 젊은 작가들이 해외에서 공부하더라도 동양의 전통과 문화를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과거를 잊는다면 현대화는 불가능합니다. 전통을 지켜야 세계로 뻗어갈 수 있습니다."

한메이린 작가의 '팬더'(熊猫)/사진제공=예술의전당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