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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자비에 베이앙 "이 모빌,인천공항 여객터미널 기준점 될 것"

2018.01.11

[박현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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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자비에 베이앙의 대형 모빌 작품 Great Mobiles.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대형 모빌 작품이 설치됐다. 프랑스 작가 자비에 베이앙(55)의 그레이트 모빌(Great Mobiles)이다.

11일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 작품 설치후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비에 베이앙은 "내 작품이 수 많은 사람들과 조우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방문객들이 모빌에 담겨있는 여행에 관한 역동적인 생각을 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설치조각가 자비에 베이앙은 “작품의 영혼이 관람객과 소통한다”는 사실을 중요시 여긴다. "자신의 작품이 보는 이에게 어떻게 투영되는지에 관심을 갖는다"면서 "공항에 설치된 이 모빌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파악도 해줄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시장에 전시된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스스로 자신의 현존성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 자체를 디자인한다.

매우 현대적이고 독특한 방식의 조각, 회화, 영상, 사진등의 작업을 한 공간 안에 경계없이 표현하는 종합 예술가로 유명하다.

자비에 베이앙은 제프 쿤스에 이어 2009년에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열어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했다. 베르사유 궁전은 세계적으로 가장 화제가 되는 현대미술작가를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이후 2017년 비엔날레 프랑스 국가관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2014년 313아트프로젝트에서 개인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오는 10월 313아트프로젝트에서 5년만에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세계 미술관들에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도 있다. 미술관 마당에 서 있는 입체적인 ‘빨간 말’이 그의 작품이다.

【서울=뉴시스】자비에 베이앙. 조영하 촬영, 사진제공 313아트프로젝트

◇다음은 자비에 베이앙 일문일답

Q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작품 의뢰를 받고 어떤 점에 주력해서 작품을 만들었나?

새로운 인천공항 터미널에 들어서는 작품은 아주 큰 규모이면서, 동시에 겸손해야한다고 생각했다(large scale but modest at the same time). 이 장소가 미술관은 아니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일부러 집중해서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엄청난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볼 것이기에,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만 동시에 소박해야 한다는, 균형(balance)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는 큰 모빌이지만 공기 중에서 충분히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자연스러운(natural, organic)움직임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공항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만, 너무 그들을 눌러버리지는 않는(impressive but not imperialistic) 작품을 하려고 했다.

Q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이 모빌은 중력이나 회전시키는 힘과 같은 물리적인 법칙을 따르는 매우 간단한 물체를 기본 개념으로 삼고있다. 이 작품은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계속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달라지며 마치 자연의 풍경이나 밤과 낮, 황혼과 새벽처럼 잡을 수 없는 ‘어떤 것’으로 변화한다. 이런 점에서 모빌은 동일한 사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상황과 환경으로 이동하는 공항의 이용객들을 상징하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의 이미지나 뜻을 강요하지 않고 변화하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

Q 이 작품을 할 때 작품 설치장소가 ‘공항’이라는 것을 많이 의식했나?

그렇다. 내 작품은 원래 시간, 움직임, 다이나미즘과 함께 일한다. 공항은 사람들이 24시간 이동하는 곳이다. 공항은 21세기를 상징하는 형이상학적 공간이다. 떠남과 도착을 위해 경유하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만남을 가지는 등 또 다른 일상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연결의 장소 (space in-between)인 공항은 사람들이 쉽게 갈팡질팡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인천공항의 새로운 터미널은 매우 광활하고 개방된 공간이지만, 이 규모 때문에 많은 이용객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주된 목표는 그리 거대하지는 않지만,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가시적인 물체를 통해 사람들이 위치 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모빌은 작품 너머의 외부를 투영하며 작품이 설치된 공간을 유동적으로 흐르고 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기도 한다. 모빌은 비주얼 임팩트가 크지만, 동시에 매우 세심하다. 모빌은 시에도 비유할 수 있다.

Q예술가이자 공항을 이용하는 한 사람으로서 아트공항에 바라는 점? 또는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

예술가이자 한 개인으로서, 나는 많은 공항들이 슈퍼마켓이나 쇼핑몰과 비슷하게 변해가는 것이 안타깝다. 나에게 여행이라는 개념은 1960년대나 1970년대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낭만, 호기심 또는 두려움과 같은 감정들이 공존하는 것이며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매우 긍정적인 감정 같은 것이다. 시대가 변했고 수많은 공항들이 최신 소비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특별한 ‘발견’을 원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술’이라는 아이덴티티는 인천공항을 가장 특별하고 독특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서울=뉴시스】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자비에 베이앙의 대형 모빌 작품 Great Mobiles

Q 작품 제작 방식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디지털 기술이 이 시대에 있기 때문이다. (Because it is there.) 현대미술가는 현대시대를 반영하는 예술가다. 그래서 그 시대에 있는 것, 그 시대를 반영하는 미디어를 사용한다. 때로 사람들은 아티스트를 과대평가하는데, 아티스트는, 동굴벽화를 그린 때부터 이집트 미술을 거쳐 오늘날까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에 있는 것을 사용할뿐이다. 미켈란젤로가 마블(대리석)을 쓴 것은 그 시대에 가장 쓰기 쉬운 소재가 마블이었기 때문이다. 60년대 미국의 팝아티스트들은 그 당시에 가장 흔했던 인쇄, 실크스크린 같은 것을 썼고, 그래서 그들의 작품을 강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의 작품은 지금 이 시대, 디지털 시대와 관련이 있다. 내 작품이 지금은 디지털 시대, 컴퓨터, 소트프웨어와 같은 지금 시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10년 뒤에는 내가 지금 쓰는 미디어가 올드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 때 가서는 올드라고 사람들이 좋아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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