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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단색화' 아닌 '줄임미술'…동양화의 미학 담았죠"

2017.12.05

[머니투데이] 구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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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충섭 작가가 4일 서울 종로구 현대화랑에서 열리는 '단색적 사고' 전시 공간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유나 기자

임충섭 개인전 '단색적 사고'…70~80년대 초기 회화 작품 첫 공개

"'단색화가'로 불리는 건 바라지 않아요. 한국 동양화의 극단적 줄임을 담은 '줄임미술'이라고 불러주세요."

재미작가 임충섭(76)은 4일 서울 종로구 현대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갤러리현대는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임충섭 작가의 개인전 '단색적 사고'를 개최한다. 임충섭은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회화, 조각, 오브제, 설치 등 예술적 실험을 통해. 이번 전시에서는 역대 최초로 공개되는 작가의 70~80년대 초기 회화를 비롯해 총 30여 점을 전시한다.

임 작가가 말하는 '줄임'은 '소실점' 원리다. 소실점이란 3차원의 현실을 2차원으로 담아낼 때 사용하는 투시도법이다. 특히 동양화에서는 적절한 여백과 여러 개의 소실점을 활용한 산점투시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그림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임 작가는 "어릴 때부터 상자같은 것을 조립하는 걸 좋아했고, 서울대 서양화과를 다닐 때도 미군이 버리고 간 젯소 같은 것을 주워다 작업했다. 늘 3차원 작업을 그리워했다"며 "'스퀘어'(네모)라는 감옥 속에 갇혀있다가 미국으로 가면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충섭, '채식주의자 I, II, III' (Vegetarian I, II, III), 2016, Acrylic and U.V.L.S gel on shaped canvas, i) 75.5 x 36 x 9.5 cm ii) 76 x 35.5 x 9.5 cm iii) 76 x 36.5 x 9.5cm /사진=갤러리현대

2층에 전시된 70~80년대 작품은 미국 이주 초기 작가의 회화적 번민을 여실히 드러낸다. 임 작가는 "설치작업으로 가기 전에 평면화를 그리면서 (회화적으로) 고민했다"며 "완벽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지금껏 전시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다시 빛을 보게 되니 기가 팍 산다"며 웃었다.

이번 전시가 성사된 데는 도형태 현대갤러리 대표의 역할이 컸다. 도 대표는 "임충섭의 초기 회화 작품은 평면화지만 표면에 콜라주 등 다양한 기법을 적용해 울퉁불퉁하다"며 "이는 이후 변형된 캔버스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작업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1층 전시실에는 그의 대표작인 변형된 캔버스 작품 10여 점을 전시했다. '채식주의자'(2016), '무제-분청-열림'(2013) 등 옅은 녹색과 흙색 등 자연의 색을 활용한 작품군과 '백야'(2015), '하나는 하나'(2001) 등 흰색을 활용한 작품군으로 나눠진다. 불특정한 형태로 잘린 캔버스에 목화실, 아크릴, 모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임 작가의 작품은 단색 또는 백색의 톤과 추상적인 형태 때문에 넓게는 단색화로도 구분된다. 하지만 작가는 특정한 화풍으로 분류되길 거부한다. 그는 "물론 단색화가 중에는 끊임없는 자기 수련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부는 단색화라는 틀에 맞춰 작업하며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며 "나의 작품은 그냥 '임충섭' 류의 작품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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