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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미세먼지'를 '다이아몬드'로 만든 디자이너

2017.09.11

[머니투데이] 구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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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로세하르데의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가 다음달 23일까지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전시된다. /사진=스튜디오 로세하르데

[인터뷰]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찾은 단 로세하르데 "돈과 기술은 충분…부족한 건 '상상력'과 '비전'"

'디자인'의 정의와 역할은 점점 확장되고 있다. 그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3년여 전 중국의 뿌연 하늘에 놀란 한 디자이너는 중국에 7m 높이의 공기 정화탑을 설치하고, 잔여물을 압축해 다이아몬드 반지를 만들어냈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데(Daan Roosegaarde·38)는 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사회적 디자이너'라고 밝히며 "디자인은 하나의 의자나 탁자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10월 23일까지 로세하르데의 '스모그 프리 반지'를 국내 최초 전시한다.

로세하르데는 대학 시절 미술을 전공하고 베를라헤 인스티튜트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7년에는 '스튜디오 로세하르데'를 설립해 디자이너, 건축가, 항공 정비사, 생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32명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네덜란드에서 '올해의 예술가'로 선정됐으며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샤를로테 퀼러, D&AD 어워드 등 수많은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올해 중국 대련 세계경제포럼 개최지 앞에 설치된 스모그 프리 타워. /사진=스튜디오 로세하르데

로세하르데의 대표작은 2015년부터 착수한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Smog Free Project)다. 공공장소에 '스모그 프리 타워'를 설치해 미세먼지를 여과하고, 그중 탄소 성분에 높은 압력을 가하는 다이아몬드 공정기술을 통해 반지, 커프스링크(소매 단추) 등을 제작했다. 2015년 로테르담 시험 결과 미세먼지(PM10)의 약 70%, 초미세먼지(PM2.5)의 50%를 채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자금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스모그 프리 링'이었다. 1000㎥ 공기를 여과해 만든 반지의 가격은 271달러(약 30만 원). 하나의 반지를 구입하면 1000㎥의 맑은 공기를 기부한다는 개념이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부터 신혼부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총 14만 유로(2억 원)가 모였다.

현재는 해외 정부 지원금을 받아 타워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스모크 프리 타워'는 지난해 중국 북경에 이어 올해 천진과 대련에 타워가 추가로 설치됐다. 인도, 멕시코, 콜럼비아, 폴란드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중국 현지에 설립 중인 공장이 완공되면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세상에 (스모크 프리 타워를 설치할 만한) 돈이나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부족한 건 '상상력'(imagination)과 '비전'(vision)이죠."

미세먼지를 모아 만든 '스모크 프리 링'. /사진=스튜디오 로세하르데

로세하르데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또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 중이다. 지난 6월 발표한 '스모그 프리 바이시클(자전거)'을 비롯해 다음 달에는 32km 규모의 댐을 통해 풍력 에너지를 얻는 프로젝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낮 시간 충전된 빛으로 밤에 빛을 내면서 안전 운전을 돕는 '스마트 고속도로'와 발광 도료를 통해 낭만적인 자전거 라이딩이 가능한 '반 고흐 도로' 등도 그의 작품이다.

로세하르데는 오늘날 디자이너들은 협업을 통해 더 큰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에 혼자서 첫 작품을 만들었는데, 수천 가닥의 섬유질이 사람들의 움직임과 소리에 반응해 움직이는 설치작품이었다"며 "아주 기초적인 형태의 작품이었지만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작품에 더 많은 깊이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좋은 디자이너는 아이디어, 사람, 산업 사이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절대 혼자서 할 수는 없죠.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한다면 디자이너로서 더 큰 꿈을 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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